“사막에서 모래 많이 퍼오세요”를 외치는 사랑스런 아들을 뒤로 하고 긴 여행길에 올랐다. 2007년 비엔나(Vienna)에서 열린 세계 총회 참석 후 9년만에 다시 참석하는 행사였다. 9년 전과 가장 달라진 건 난 이제 당당히 레끌레도어(Les Clefs d'Or) 정회원이 되었고 2018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세계 총회를 개최하려는 독한 마음을 품고 행사장인 두바이로 향하고 있었다.
2007년 제5회 세계컨시어지협회 아시아 지역 회의를 마친 후 당시 준비위원장이었던 김준우 감사(JW 메리어트 서울)와 언젠가 우리가 이 행사보다 더 큰 세계 총회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라는 말처럼 지난 10년 동안 협회도 우리도 성장의 공간에서 변화 하였다.
2016년 제63회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Union of International Les Clefs d'Or World Congress)는 세계 모든 인구가 주목하고 있는 두바이에서 열렸다. 솔직하게 말하면 석유가 많이 있는 곳,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돈이면 다 되는 곳”으로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개최지인 두바이 회장은 역사상 처음으로 1,000명이라는 회원을 두바이에 초대하겠다고 선포하였고, 참가비 몇 배 이상의 교육과 관광을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 기획팀(이현진 레끌레도어 코리아 대표, 이유진 회계이사 이하 총회 기획팀)은 두바이보다 2018년 세계 총회 경쟁국가로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터키의 출현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비행기에 앉아서 지난 3년을 뒤돌아 보니 씨익 웃음이 나왔다.

세계 총회 유치 기획팀 구성,
한국관광공사, 서울관광마케팅과 협조 체제 구축
(사)한국컨시어지협회는 2014년 정기총회에서 2018년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 유치를 협회 기획 목표로 선정하였고 하나 하나 준비해왔다. 준비 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우리는 호텔 컨시어지 이지, 국제회의를 준비하려면 무엇을 시작해야 하고 말지를 몰랐다. 그러던 중 나는 한국관광공사의 MICE 담당팀에서 국제회의 교육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막연하게 나는 강촌까지 따라갔다. 이곳에서 신옥자팀장, 박소영차장을 만나게 되었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국제 행사 진행을 위한 기본적인 노하우(Know how)를 습득하게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총회 기획팀이 김준우감사를 포함하여 4명으로 만들어졌다. 유치하기도 전에 떨어지면 실망도 클 것이라는 생각에 4명이서 큰 국제행사 기획을 시작하였다.
큰 그림이 그려지고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열린 2015년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에서 이현진 대표가 한국 대표로 혼자 참석하고 혼자 당당하게 2018년 세계 총회 유치 희망 발표를 하고 돌아왔다. 아시아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유럽 컨시어지들의 견재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이번 발표 후에도 유럽 컨시어지들은 한국을 견재하였다.
견재하던 부분을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가면서 우리가 얼마나 총회 유치를 희망하는지를 보이고자 세계컨시어지협회 회장 콜린 투미(Mr. Colin Toomey)를 초대하고 한국관광공사까지 정기총회에 초청하여 지지를 호소하였다.(2015년 호텔아비아 12월호)
이제 남은 시간은 4개월, 4개월 동안 이 4명의 기획팀은 호텔도, 근무지도 틀리기에 가능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이용하여 준비하였고 서울, 송도를 번갈아 다니며 준비하였다.
한국관광공사, 서울관광마케팅㈜의 도움으로 홍보동영상, 선물, 참가비, 프리젠테이션 준비 등이 순조롭게 준비돼 갔다. 다만 “우리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컸다.

2016년 총회지, 두바이 도착
10시간의 긴 비행이 끝나고 두바이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나의 눈을 의심하게 한 건, 협회 로고와 이름을 든 플래카드가 비행기 밖에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공항 상주 직원을 이용하여 마중 나온 것이었다. 또한 협회원들을 위한 전용 입국 심사대가 마련돼 총회에 대한 이 나라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만큼인지 알 수 있었다. 두바이 총회의 스폰 기업이 많다는 건 홈페이지와 SNS를 통하여 알 수 있었다. 예상했던대로 력셔리 브랜드 차가 줄줄이 협회 로고를 붙인 채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나를 포함 총 14명이 참석하였고 6일동안 JW Marriott Marquis Hotel Dubai에서 머물렀다. 공항에서 두바이로 가던 중 24시간 공사를 진행하는 건물들, 그리고 이곳 두바이에 500개 이상의 호텔이 더 들어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Power of Oil”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두바이에서 첫날밤을 보내었다.
둘째날 아침. 오전부터 등록이 시작되어 등록데스크로 향하였고 나를 기억하고 내가 기억하는 친구들과 인사를 시작하였다. 오프닝 행사는 두바이의 상징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건물에 있는 알마니 호텔(Armani Hotel) 외부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앤디 퐁고 시상식(Andy Pongco Award-아시아지역에 컨시어지를 알린 고 Mr. Andy Pongco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시상식으로 레끌레도어 멤버 중 35세 미만으로 처음 세계 총회에 참석하는 회원 중 필기 시험, 인터뷰를 통하여 시상)에 도전하는 전세계 14명의 회원이 스테이지 위에서 인사를 시작하였고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박성진 컨시어지가 인사를 한 후에는 PSY의 “강남스타일”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박성진 컨시어지의 열정적인 춤솜씨로 한국의 시작을 알리었다.
호텔에 돌아온 후로 기획팀은 모이게 되었고 내일로 다가온 최종 발표, 유치 투표가 유럽국가들에서 터키쪽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하며 다음날을 준비했다.

극적인 유치 성공, 이제 새로운 시작
둘째 날, 규정상 두 명의 회원만 보드멤버 회의에 참석 할 수 있어 나는 시티투어 행사로 빠지었고 이현진 대표와 이유진 이사가 보드멤버 회의에 참석했다. 시티투어를 하고 있지만 가이드의 말도 어떤 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오후 1시에 시작된다는 회의와 발표는 연기되었다는 소식으로 오후 5시까지 피를 말리는 사투가 시작되었다.
최종적으로 5시 30분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최종 결정이 대한민국으로 발표났다는 소식에 버스에서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호텔 로비에서 하루 종일 싸움을 하고 나온 두명의 기획팀을 보는 순간 그동안 참았던 눈물,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결과는 이러했다. 2018년 세계 총회 유치를 위해 한국을 포함해 총 4개 국가가 지원해 최종적으로 터키와 한국이 최종 투표 대상 국가로 선정됐다. 두바이에서 열렸던 제 63회 총회에 참석했던 41개 국가 중 대한민국 지지를 약속했던 1개 국가가 투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터키와 한국이 20 대 20 동점을 기록했지만 세계협회 정관을 따라 세계 협회장이 최종결정권을 갖게 되었고 세계 협회장이 최종적으로 대한민국을 선택해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를 서울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동영상 그리고 서울관광마케팅㈜과 같이 준비한 “Golden Opportunity, Why Korea?”라는 단어로 유럽의 지지표를 바꾸게 했다.
둘째날의 저녁은 에미레이트 골프 클럽(Emirates Golf Club)에서 만찬과 공연이 있었다. 기획팀과 한국 회원들은 테이블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2018년 세계 총회 유치 성공을 축하했다. 호텔에 돌아와보니 어제 오프닝 행사가 두바이 City 7 아침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며 유치성공에 도와주신 분들께 E-mail로 알리며 하루를 마감했다.
셋째날은 교육의 날이었다. 세계 총회가 좋은 점은 유명한 강사진으로부터 명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Professionalism, Communication, Perception/Knowledge에 대하여 교육을 들었다. 오후에는 이번 총회의 하일라이트 사막 투어였다. 6명씩 총 180대의 사막 투어차량이 호텔을 점령하였다. 두바이 도심을 탈피하니 바로 사막으로 연결되었다. 40분쯤 달렸을까? 우리나라 휴게소 같은 곳에 잠시 정차하니 모두들 터번을 머리에 감고 심지어는 아랍 정통의상을 입는 친구들까지 보였다. 나 또한 터번을 두르고 사막투어에 참여했다.
넷째날은 총회날이어서 매년 모여 듣는 재경, 기획관련 설명을 듣고 내가 속한 아시아 지역 100명이 넘는 협회원들과 크루즈 디너를 즐기었다. 아시아지역 회원들은 한국에서의 세계 총회 유치 지지와 참가예정 계획들을 밝히었다. 특히나 여성 컨시어지들의 경우 드라마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였다.
마지막 다섯번째날은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관광을 하고 갈라디너를 끝으로 세계 총회 순서를 마치었다. 이번 갈라디너는 2018년 세계 총회 홍보를 위하여 협회원 전체가 미리 한복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추어 갈라디너 중심에서 한복의 미를 살리고 인기를 독차지 하였다. 그렇게 5박 6일간의 짧고도 긴 일정이 끝났고 호텔방에는 쌓여있는 새로 만난 전세계 협회원들의 명함이 보였다.

한국을 홍보해줄 세계 컨시어지들이 온다!
한 직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가지의 목표와 서비스라는 단어를 가지고 매년 모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벌써 63년째이다. 그 모임에는 열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2년 후에는 대한민국의 차례이다. 우린 작지만 똘똘 뭉쳐있고 지난 10년을 이 순간을 위해 꿈을 꾸고 준비해왔다.
2018년 서울에 방문하게 될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 회원은 약 550명으로 예상되며, 최소 6일동안 머무르면서 서울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규 일정 외에 평균적으로 해당국에 머무르는 평균 일수가 3일 이상으로 서울 및 다른 도시에서의 관광 수입 효과 또한 기대된다. 이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사용할 금액은 일반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과는 사용성향이 틀릴 것이다. 이유인즉, 즐길 줄 알고 즐기려고 오는 관광객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국관광이 즐거우면, 그만큼 구전(Word of Mouth)의 효과로 한국 관광 홍보가 될 것이며 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컨시어지가 우리를 대신하여 한국을 홍보하여 줄 것이다.
호텔 컨시어지 550명 정도가 한국에 오는데 이리 소란을 떠냐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몇천명의 인센티브 보다 더 높은 수익과 홍보 효과가 있다면 과연 그 숫자가 작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난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지난 10년간 두번의 세계 총회 참가 세번의 아시아 총회 참석 그리고 직접 진행을 해본 나로써 바라는 것은 이번 다가오는 2018년 세계 총회로 한국 관광이 질적으로 성장하고 사랑하는 컨시어지가 더욱 성장하길 기원해본다.

글_ 이효성 (사)한국컨시어지협회 홍보이사 /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 객실팀장 & 컨시어지

레끌레도어 (Les Clefs d'Or)
세계컨시어지협회(U.I.C.H, Union of International Les Clefs d'Or)의 자격기준에 따라 심사과정을 거친 후 골든키를 부여받은 베테랑 호텔 컨시어지를 말한다. 호텔 경력 최소 5년 이상, 컨시어지 근무 경력 최소 3년 이상을 지낸 이들은 전세계 특급호텔에서 통용되는 ‘최고의 서비스’를 상징하는 골든키를 착용함으로써 언제 어디서건 고객의 요구에 따라 높은 만족도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 약 5천 여명의 레끌레도어가 활동(한국 19명) 하고 있으며 매년 U.I.C.H 주최로 열리는 세계컨시어지총회 및 기타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서로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