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사람이 미래다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가 우리 사회 전반에 놀라움을 넘어 충격을 안겨 주었다. 소설과 영화에서만 보던 바로 그 인공지능이 실제로 우리 생활 깊숙한 영역까지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더 나아가 이런 인공지능으로 인해 앞으로 5년 내 일자리 700만 개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와 함께 구체적인 리스트가 공개되는가 하면, 급기야 미래에는 현재 직업의 90%가 이런 인공 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으로 대체된다는 내용까지 쏟아지고 있어 가뜩이나 구직난이 심한 요즘 사람들의 우려도 커졌다.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은 사람들의 모든 지혜와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있다고 하니 조만간 관광 산업에도 인공 지능이 진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세돌이 승리했던 네 번째 대국에서 봤듯이 현 단계의 알파고는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기계적인 학습을 통해 지식을 얻었을 뿐이다. 그 때문에, 학습되지 않은 변수가 나오면 당황하여 버그 현상이 나온다고 하니 아직 완전체는 아닌 모양이다.

전세계적으로 여행 인구가 지금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한 때가 없었으며, WTO(World Tourism Organization)는 오는 2020년에는 전세계 여행 인구가 약 15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관광은 단순히 여행지를 방문하는 것 외에도 숙소에서 교통과 식사, 각종 활동은 물론이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된 총체적인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했다. 문화와 종교, 사고와 인종, 생활방식 등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감성적이고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도 받아들이는 고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따라서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기대를 데이터로 만드는 것도 어렵고 만들어서 인공지능에게 교육을 시킨다고 해도 변수가 너무 많아 버그가 나올 수도 있다.

관광산업은 지식만으로 가능한 분야가 아니라 배려와 감성을 통해 감동을 주는 산업이며, 이를 위해서는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고용을 늘리고 교육에 더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관광산업이 미래에도 지속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다.

스콜은 관광산업이 제대로 인식되기도 전인 1934년에 설립되어 정기적인 모임과 교류를 통해서 전세계 관광전문가들의 마케팅과 인적 네트워크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활발해지면서 스콜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국가마다 회원수가 정체 또는 감소하는 등 한동안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서울 클럽을 비롯하여 다시 신규 회원들의 가입이 늘어나고 교류도 활발해 지고 있다. 온라인과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결국 어떤 것도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 SKAL CLUB ]  
1934년에 설립되어 7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 스콜 클럽은 전세계 관광산업을 이끌어 가는 관광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현재 90여 개국 500개의 클럽에 2만 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관광업계의 주요 인사들로 이루어진 스콜은 도시별, 국가별, 지역별, 전세계 단위의 모임을 통해 회원간의 공통 관심이나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실행한다. 국내에는 서울 클럽이 1969년에 그리고 인천 클럽이 2009년에 설립되어 총 2개 클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