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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본 풍경은 오아시스일까, 신기루일까Banyan Tree Club & Spa Seoul
최종인 기자  |  hotell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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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3  09: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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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도 햇살이 여름처럼 강했다. 새로운 직장은 낯설었다. 마치, 사막 한 가운데 떨어진 것처럼. 빠른 업무 인수인계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가야할 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갑갑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맛보는 남산의 공기도 의식하지 못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먼 곳을 바라봤다. 푸른 수영장에 미니쿠퍼가 풍덩, 빠져 있었다. 포토그래퍼와 나는 건물의 옥상을 이리저리 오가며 구도를 찾아 다녔다. 일반적인 고객이라면 들어갈 수 없는 공간도 서슴지 않고 올랐다. 난간을 넘어 아슬아슬한 곳까지 찾아 발을 디뎠다. 멋진 풍경이었다. 곧게 뻗은 나무와 아름다운 수영장, 물결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일그러지는 자동차. 신기루 같았던 그날의 장면은 내 머리 속에 각인됐다. 그곳의 이름은, 오아시스. 서울 최고의 수영장 중 하나다.

택시를 타고 반얀트리로 가달라고 말했다. 종종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운전사다. 그들에게는 ‘국립극장 맞은편’ 또는 ‘타워호텔’을 언급해줘야 한다. 1969년 첫 선을 보인 타워호텔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1988년 리노베이션을 거쳐 특2급 호텔로 승격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2007년 매각, 2010년에 들어서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로 탈바꿈했다. 218개의 객실은 34개의 스위트룸으로 바뀌었다. 타워호텔이 역사에서 사라진 순간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타워호텔의 수영장을 추억하고 있다. 장안의 비키니는 모두 모였다는 핫 플레이스. 타워호텔은 그야말로 금욕적인 옛 서울의 오아시스였을 것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채도가 낮다. 어둡고 고급스러운 컬러가 눈에 들어온다. 조명도 그만큼 무거운 편이다. 묵직한 문을 열고 객실 안에 들어서면 이국의 풀빌라 리조트를 방문한 느낌을 준다.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정사각의 릴렉세이션 풀이 있다. 하지만 나는 오후의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을 더 좋아한다. 풀 가장자리에 가 앉으면 여름이라 더욱 짙은 녹색의 남산을 바라볼 수 있다. 가을이면 가을대로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이면 겨울대로 소복이 눈이 쌓인 남산. 이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반얀트리 클럽 앤 서울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객실에 준비된 향을 피운다. 연기가 조심스레 피어오른다. 36° 불감온도로 맞춰진 풀의 온도를 높인다. 따스한 기운이 몸에 스미면서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과거 타워호텔의 전통성과남산이라는 환경이 반얀트리가 표방하는 ‘도심형 리조트’에 꼭 맞는 느낌을 주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꾸준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 중에 하나가 플리마켓, 장(JANG)이다. 야외주차장에서 선보였던 장은 올해부터 푸드존과 마켓존으로 나뉘어 오아시스에서 선보였다. 푸드존에서는 호텔 셰프가 조리한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고 마켓존에서는 여러가지 물품을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는 팬아시안 레스토랑으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음식을 선보인다. 베이징 덕 같은 시그니처 메뉴와 중화 보양식 등 계절별로 적합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것은 싱가폴 머드크랩 광고 이미지다. 섹시한 입술을 가진 여성이 입가에 잔뜩 소스를 묻힌 모습은 프로모션 음식의 사진을 공개하는 다른 호텔의 프로모션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가 특별한 것은 조식에서도 나타난다. 일반적인 조식 뷔페에 죽이나 밥과 국을 밑반찬과 함께 한상으로 제공한다.
적은 객실수와 품위있는 인테리어 덕분인지, 아이들이 많음에도 정숙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아침 식사를 마치면 호텔 내 성곽길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해가 있을 때만 개방이 되는 길이라 아침
에 성곽마루 정자까지 다녀오는 걸 추천한다. 길이 평탄하고 나무데크로 되어 있어 편안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저녁이 다 되어서야 다시 객실로 들어섰다. 여전히 어두운 객실에 예상대로, 촛불이 일렁이고 있었다. 활짝 열어놓은 창밖으로 서울 도심의 불빛과 야외수영장 오아시스가 보였다. 선베드에는 아무도 없고 저마다 풀사이드 바비큐 뷔페를 즐기거나 프라이빗 카바나에 모여 있었다. 아무도 없는 풀, 파랗게 빛나는 오아시스가 거짓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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