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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명동백작을 위한, 소설가의 방남승우_ 서울 프린스 호텔 이사
최종인 기자  |  hotell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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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2  10: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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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스트 헤밍웨이, 서머싯 몸, 헤르만 헤세. 세계 유명 호텔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면 자주 언급되는 소설가들이다. 여행 중 쉴 수 있는 공간이자 다양한 군상이 스치는 호텔은 소설가에게 영혼의 안식과 영감을 제공하는 장소이다.
지금이야 일본어와 중국어가 가득한 외국관광객의 명소가 되었지만, 명동은 50~60년대 문화예술인의 성지였다. 그래서일까. 명동에 위치한 서울 프린스 호텔(대표 남상만)에서는 2014년 ‘소설가의 방’이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시작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남승우 이사를 만나 들어보았다.

 

   
남승우_ 서울 프린스 호텔 이사

‘소설가의 방’ 그 시작은 어디서부터인가
단순히 “올해부터 사회공헌사업을 시작하겠다!”는 다짐으로 진행된 일은 아니다. 문학과 예술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이전부터 호텔 전반에 책과 가까이 하는 문화가 있었다. 회장님이 강조한 사회 기여와 스토리텔링, 두 가지가 자연스레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호텔 스스로가 아무리 잘 한다 해도 결국 매출은 사회적 자본을 통한 것이기에 일정 부분 사회 환원의 필요를 느꼈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다.
이에 대한 고민을 하는 도중 한 호텔 직원이 병원에서 여성 격주간지를 보다가 우리 호텔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그 우연한 만남이 ‘소설가의 방’의 첫 문장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내용이었나
윤고은 소설가가 쓴 칼럼이었다. ‘호텔 프린스의 추억’이라는 제목이었다. 10여 년 전 신춘문예를 앞두고 소설가 지망생들이 호텔방에 모여 합평회를 하기로 했지만 결국 명동 거리를 밤새 돌아다니고 피자를 먹었다는, 그래서 모조리 낙방했다는 청춘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였다. 바로 윤고은 소설가에게 연락을 취했다.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넌지시 소설가와 같은 예술인들에게 후원 사업을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 우리가 큰 기업은 아니지만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호텔’이기에 여러 회의를 거쳐 2014년 상반기 ‘소설가의 방’을 시작할수 있었다. 현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진행하며 우리가 잘 모르는 예술분야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있다.

‘소설가의 방’에 입주하려면 필요한 조건과 제공사항은
예술을 잘 모르는 일반인 시각으로, 소설가라 하면 경제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분들의 재능을 경제적 지원의 문제로 꽃 피우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등단 10년 미만의 젊은 소설가를 대상으로 했다. 기약없이 숙식을 제공하는 것은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소설가를 놓치는 경우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향후 1년 이내 단행본 출간이 예정된 소설가로 선정했다. 몇 개월 안 되는 기간이라 죄송스럽지만 머무는 동안 오롯이 작품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 호텔 객실과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투숙객이 이용하지 않는 한 호텔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준비했다. 카페에서 커피 등 음료도 이용 가능하고 프린터를 비치해 언제든 원고를 인쇄해 교정을 볼 수 있게 했다.

현재 까지 프로젝트 진행 현황은 어떤가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프린스 호텔에 소설가 다섯 명, 그리고 제주에 위치한 별장에 두 명의 소설가가 머물렀다. 올 상반기에도 서울에 다섯 명, 제주에 두 명이 계획되어 있다. 올해는 작년의 인기에 힘입어 신청자가 많아 5~6주 정도의 기간 동안 투숙이 가능하게 됐다. 진행 전에 연희창작촌 등을 찾아가 운영상황을 확인했다. 서울 프린스 호텔은 다른 예술창작촌보다 도심에 위치해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 운영에 제한이 되지 않은 부분에서 성심성의껏 편안한 창작공간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시인의 방’은 없냐는 문의가 많다
안 그래도 제안을 많이 받았다. 왠지 소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야 나오는 예술이지만, 시는 자신만의 시간을 세상에서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호텔이라는 공간에 며칠을 머물게 한다는 것이 좋은 방식은 아닌 듯 했다. 그래서 시인에게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낭송회 등 행사 시 별관 컨벤션을 무료로 대관해주거나 하는 식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조언을 수용하며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소설가의 방’을 통한 호텔의 변화가 있었나
소설가의 방은 순수하게 시작한 부분이 있다. 우선 호텔의 모두가 즐겁고 의미가 있는 사업이 되었다. 주변 호텔 관계자에게도 말하면 좋은 반응이 돌아왔다. 딱히 이 사업으로 홍보를 하려는 목적은 없다. 오히려 호텔 내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소설가의 방 문 앞에는 한글, 영어, 일어로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작가가 집필하는 객실입니다. 조용히 이동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안내문을 보고 투숙객들이 신기해하고 재밌어 한다. 긍정적인 변화는 직원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소설가의 방 이전부터 전 직원이 독서를 많이 했다. 회장님이 한 달에 한 번 책을 전 직원에게 선물하고 독서 감상문 대회를 열기 때문이다. 매달 우수작을 선정해 상금을 주고 연말에는 일 년간 모인 감상문 중 최우수작을 뽑았다. 이렇게 한 지 8년이 넘었다. 소설가의 방을 있게 한 윤고은 소설가의 책도 전 직원이 읽은 적이 있다. 그 달 행사에는 윤고은 소설가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우수 감상문을 선정했다.
이처럼 소설가의 방은 호텔의 매출효과 보다는 직원들 사이에서 뜻 깊은 사업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는 것에 더 의미가 있다. 소설가들과 함께 호텔에 머물며 인사를 나누고 업무를 한다는 것이 다른 호텔에서 경험할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다. 100개 정도 객실의 작은 호텔에서 판매를 올릴 수 있는 객실 하나를 지우는 것이지만 그 가치 이상의 효과를, 아니 그 효과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사회를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싶다
소설의 방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올 하반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문화예술 쪽에 지원을 추진할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소설낭독회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프린스 호텔하면 문학을 좋아하고 후원하는 호텔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호텔 차원에서의 목표는 기업이기 때문에 한 단계 성장을 이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 한 해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성장의 이유가 중요하다. 단순히 큰 호텔로 규모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직원을 위한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호텔은 반복적인 업무가 많기 때문에 직원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껴야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호텔은 일반 기업처럼 주문량이 많으면 이에 맞게 생산량을 늘려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이 아니다. 한정된 객실수를 가지고 운영하다보니 한 번의 성장은 계단을 오르듯 급격하게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 쉽기 때문에 올 한 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 직원 만족도에 더욱 신경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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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철
근사한 아이디어입니다.
새로운 한국형 비즈니스 호텔의 BENCHMARK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5-07-10 20:25:47)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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