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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Real] 까칠한 아이가 차고 넘쳐요
전경우  |  eee0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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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6  11: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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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 키즈 라운지_ 포시즌스 호텔 서울

호텔은 조화를 추구하는 공간이다. 빛과 어둠, 침묵과 소음, 물건과 사람 모든 것이 넘치지 않고 적당한 수준을 유지해 줘야 호텔이라는 특별한 공간의 아우라는 깨지지 않고 유지된다. 이 미묘한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가장 큰 요소로 최근 지목되는 요인은 어린이다. 어린이가 적당한 비율로 호텔내에 존재한다면 조화롭게 보인다. 하지만, 최근 국내 특급호텔에는 이 어린이 손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어린이가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은 성인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비중은 어른의 두 배 이상이다. 군중 속 성인은 ‘원 오브 뎀’이지만 어린이는 ‘스페셜 원’이라 그렇다. 어린이의 비중이 높아지며 평화롭던 호텔 내부에는 이전에 없던 문제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직원에게 고객이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아졌고 고객들끼리 사소한 다툼도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특급호텔은 키즈 카페가 아니다. 원래부터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었고 어린이 친화적인 시설을 찾아보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이 배타적인 공간에 어린이를 불러들인 것은 다름 아닌 호텔리어들이다. 비즈니스 고객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며 도심 호텔들은 내국인 레저 고객을 끌어 모으는데 사력을 다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은 제법 오래전 시작된 상황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패밀리 고객은 객단가가 높기 때문에 거의 모든 호텔 마케팅 부서의 전략 목표가 됐다. 해당 부서 실무자 역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리조트 호텔이 시작한 어린이용 액티비티 프로그램과 전용 놀이공간은 시티호텔들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 결과 살림살이는 조금 나아졌지만 생각지도 못한 컴플레인에 직면하게 됐다. 우아한 분위기 가득하던 호텔 레스토랑에서 어린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풍경은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오히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배려가 앞섰다.

   
▲ 키즈 빌리지_ 파라다이스 부산

어른과 아이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공간은 클럽 라운지와 수영장 두 곳이 대표적이다. 클럽라운지는 일 년 내내 출장을 다니는 비즈니스 고객과 호텔 리워드 프로그램의 상위 티어를 보유한 손님, 그 외 VIP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휴식을 취할 때는 함께 사용하는 공동 거실 역할을 하기도 하고 미팅룸과 복합기를 갖추고 있는 사무실의 역할도 한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쁜 손님은 여기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해 아침식사를 할 수도 있는, 결코 붐비지 않고 항상 쾌적함을 유지하는 공간이 클럽라운지였다. 호텔 단골들만 이용하던 내밀했던 공간이 어린이들에게 열리기 시작한 것은 레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패키지 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패키지에는 특전을 넣어야 하는데 예산이 없으니 벌어진 일이다. 당연히 클럽 라운지 고객들은 컴플레인을 쏟아냈다. 호텔들은 다시 문을 걸어 잠갔지만 이번에는 엄마들의 항의가 거셌다. ‘해피아워’를 패키지 특전으로 내세웠던 것이 화근이었다. 일부 고객들은 해피아워를 아예 ‘간단 석식 제공’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고민하던 호텔들은 결국 묘안을 내놓는다. ‘키즈 라운지’, ‘패밀리 라운지’의 등장이다. 키즈 전용 라운지는 놀이용 시설인 ‘키즈 클럽’ 개념이 리조트 호텔들을 중심으로 먼저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기존 클럽 라운지의 기능을 일부 포함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1층에 있는 ‘라운지 파라다이스’는 기존 클럽 라운지의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하는 FIT 고객 전용 라운지다. 여기 입장 기준은 49개월 이상 어린이다. 50개월도 아닌 49개월이 된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만 4세로 했는데 이러다 보니 생일이 빠른 아이는 30개월 령에 입장해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대소변을 테이블에서 처리하는 등) 결국 호텔측은 입장 가능 연령을 상향 조정했다. 48개월(한국나이 5세)은 호텔측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는 경험치가 이런 결정을 이끌어 냈다. 이 라운지에서는 체크인, 컨티넨탈 조식. 티타임, 해피아워, 실내 사우나가 제공된다. 해피아워를 조금 헤비하게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의 라운지 파라다이스는 상설 운영되는 독립된 공간으로 업장 허가까지 받고 운영하지만 대부분의 호텔들은 패키지 고객이 몰리는 시즌에 연회장 등을 개조해 키즈 전용 라운지를 운영한다. 이 곳은 체크인, 체크아웃이나 조식 등이 제공되지 않는 일종의 키즈 클럽 같은 형태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10층에 레고로 가득찬 키즈 라운지를 만들었다. 레고 관련 놀이 콘텐츠와 에니메이션 등이 준비되어 있는 이 공간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과일과 쿠키, 젤리, 음료 등이 제공되고 여름 핫시즌에는 매일, 이후에는 주말 한정으로 운영된다. 포시즌스는 서울 이외 하와이, 올랜도, 달라스, 몰디브, 코사무이, 보라보라, 네비스, 푼타미타 등 약 18곳의 다른 도시 호텔에서도 키즈 라운지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키즈 플레이 라운지를 만들었다. 3층 마로니에홀을 개조한 공간에서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프레스 플라워, 실크 스크린 등의 체험 프로그램과 스낵, 주스 등이 제공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클럽 라운지 입장 기준은 만 7세부터, 칵테일아워는 만 14세 이상이다. 명절 연휴 등에는 연회장을 키즈 라운지로 운영하기도 한다. 롯데호텔 서울의 클럽 라운지 입장 기준도 14세부터며 대부분 호텔들은 12세에서 14세를 기준으로 입장을 제한한다. 입장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는 대부분 구두로 문의해 이뤄지는데 여기서 나이를 속이거나 하는 손님이 있으면 사실상 막기 어렵다는 것이 호텔측의 고민이다.(매년 자주 방문해 얼굴이 익은데 나이를 먹지 않는 아이들도 다수 존재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나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나이를 속일 일이 없다. 한껏 멋을 내고 이성 친구들과 워터파크에 놀러갈 나이가 됐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호텔 패키지를 이용할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클럽라운지 관련 규정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이다. 어린이 출입은 조식 시간대에만 가능하다. 콘래드 서울은 만 14세 이상만 라운지 출입이 허용되는데 곧 별도의 키즈라운지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 수영장 전경_ 제주신라호텔

수영장 역시 라운지와 마찬가지로 논란이 뜨거운 공간이다. 수영장에서 어린 아이가 물놀이를 즐기는 풍경은 자연스럽지만 너무 많은 어린이가 몰려온다면 문제가 된다. 혼자서 조용한 휴가를 즐기러 호텔을 찾은 손님이나 특별한 날 분위기를 내보려 호텔에 투숙한 커플에게는 재앙과 같은 상황이다.
수영장 문제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곳은 신라호텔이다. 제주신라호텔 사계절 풀장이 대박을 치며 비수기라는 단어를 달력에서 지울 수 있었지만 수영장은 어느덧 어린이 천국으로 변해 고객층이 편중 되기 시작했다. 결국 나온 카드는 성인 전용 풀의 신설이다. 성인풀을 별도로 두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됐지만 이웃 캔싱턴 제주 호텔이 스카이피니티 풀을 성인 전용으로 운영해 대박이 나는 장면을 지켜보며 확신을 갖고 밀어 붙이게 된다.
서울 신라호텔은 재개관 준비 과정에서 수영장에 병적인 집착을 보였다. 결국 직원들을 쿠바 현지까지 파견해 가며 하바나의 뜨거운 밤을 모티브로 어반 아일랜드를 만들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가족단위 고객이 몰려와 어반 아일랜드는 '꿈과 희망의 나라'같은 느낌으로 변해버렸다. 변해버린 분위기보다 더 큰 문제는 물리적인 한계였다. 물놀이 시즌 주말마다 만실이 되면 어린이 동반 손님들로 수영장은 콩나물 시루가 됐다. 그래서 결국 도입한 제도가 유료화와 이용 횟수 제한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별도 요금을 부과하지 않지만 야외풀의 쾌적함 유지를 위해 투숙객의 이용 횟수를 제한한다. 고객들은 대부분 이런 정책에 대해 수긍하는 편이다. 특히 외국인 고객들은 호텔의 정책에 대해 군말 없이 따르는 편이라고 호텔리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실내 수영장에서도 어린이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은 존재한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저녁 7시 이후 안전 문제로 어린이의 수영장 사용을 제한한다. 거의 모든 호텔들이 36개월 미만 어린이의 방수기저귀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어린이의 클럽 라운지와 수영장 이용 문제를 놓고 아직까지 큰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는 카페, 레스토랑 등 상업 공간의 노키즈 정책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어린이는 차별받지 않아야 하지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어른들의 권리 역시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호텔에서 온전한 1인이 아닌 ‘투숙객의 동반인’ 신분이다. 대부분의 호텔에서 어린이 고객 단독 투숙을 받지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다.
_ 전경우 스포츠월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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