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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Real] 호텔 스테이크 3.0
전경우  |  eee0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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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3  16: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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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랑 호텔 갈래? 아니 그냥 밥이나 먹자고…….”
‘호텔에서 밥먹자’라고 말했을 때 떠올리는 메뉴를 물어보면 대략 두 가지로 압축된다. ‘뷔페’ 아니면 ‘칼질’이다. ‘칼질’의 주인공은 스테이크다. 스테이크는 BLT샌드위치처럼 흔한 메뉴다. 불을 쓸 수 있는 주방이 있다면 대개는 스테이크 메뉴가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칼질’, 특히나 호텔에서 하는 ‘그것’이 흔치 않은 경험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무나 흔해빠진 메뉴가 됐다. 그 만큼 '호텔 스테이크'라는 메뉴는 기대치가 낮다.

   
 

그래, 고기는 언제나 옳다. 씹을 때 느껴지는 압도적인 질감. 육즙에서 흘러나오는 진한 풍미, 먹고 나서의 포만감 등등 먹는 만족감을 논하자면 고기는 결국 필연적인 선택이다.
고기하면 소고기를 최고로 쳐주지만 농경문화가 이어져온 우리나라에서 소는 ‘식량’ 개념이 아닌 ‘농기계(?)’의 개념이 강했다. 조선시대에는 소고기를 먹는 것을 법으로 금하기도 했었다. 이런 풍토 때문에 소고기는 지금의 트러플, 캐비어 만큼 귀한 식재료 취급을 받았다. 국물을 우려내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는 '탕'의 형태가 일반적인 요리법이었다. 불고기가 대중화 되고 갈비구이와 로스구이집이 생겨난 것은 최소 60년대 이후, 70년대 무렵으로 봐야 한다. 이런 풍토에서 고기를 덩어리째 구워먹는 ‘스테이크’라는 음식은 귀하신 몸이었다. 국내에 호텔이 도입된 구한말 무렵에도 호텔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있었지만 극소수 VVIP를 위한 메뉴였다. 그 조리법이나 형태는 남아있는 자료가 없다. 그저 코스메뉴판의 일부인 ‘글’로 그 존재를 알 수 있을 뿐이다.

호텔에서 ‘칼질’하는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것은 88서울올림픽 전후다. 그 무렵만 해도 호텔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것은 외국인과 빈번한 접촉을 해야 하는 직업이거나 일부 부유층에 한정됐다. 일반적인 서민들이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해 ‘칼질’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여자에게 뭔가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경우 아니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 무렵 호텔 바깥 세상에 있는 ‘경양식’집에서도 ‘비후스텍’이라는 메뉴를 팔았지만 본격적인 ‘스테이크’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90년대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먹방’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필두로 ‘스테이크’는 ‘고기맛’으로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 됐다. 그 전에는 스테이크를 소스맛으로 먹었다. 스테
이크 소스는 일단 브라운소스(Brown Sauce)를 기본으로 한다. 밀가루와 버터를 볶아 만드는 ‘루’와 소잡뼈 등을 넣고 우려낸 육수, 레드 와인과 월계수 잎, 후추 등 향신료가 들어간다. 이것을 반으로 졸이고 토마토 페이스트와 향신료를 첨가하면 데미글라스 소스(Demi-Glace Sauce)가 된다.
기본이 되는 브라운소스나 데미글라스 소스에 어떤 와인을 넣느냐에 따라 소스는 변신한다. 포르투갈산 주정 강화 와인을 사용하면 마데이라 소스(Madeira Sauce)와 포트와인 소스(Port Sauce)가 되고 화이트 와인과 레몬주스에 후추와 버터, 다진 샬롯과 타라곤을 넣으면 부드러운 맛의 샤토브리앙 소스(Chateaubriand Sauce)가 된다. 부르귀뇽 소스(Bourguignonne Sauce)와 보르델레즈 소스(Bordelaise Sauce)는 이름 그대로 부르고뉴 와인과 보르도 와인 중 어떤 것을 넣었는가의 차이다. 경양식집의 스테이크 소스는 여기에 케첩이나 우스터소스를 더하고 통조림 후르츠 칵테일 등을 넣기도 했다.
‘소스맛’의 시대에서 ‘고기맛’의 시대로 넘어가며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겨자와 소금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고기의 원산지와 부위를 따지기 시작했고 손님들의 입맛은 더욱 까다롭게 진화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청담동, 이태원, 가로수길 등에 고급 레스토랑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며 스테이크의 주도권은 호텔에서 외부로 넘어갔다. 드라이에이징 등 숙성육 스테이크 문화를 처음 소개하고 주도한 것도 호텔이 아니었다. 하지만, 호텔 주방은 결코 스테이크를 포기하지 않았다. 탄탄한 기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었다.

   
▲ 나인스 게이트 그릴_조선호텔 100주년 기념 메뉴 프라임 립

조선사람들은 소고기로 국을 끓여 먹었지만 조선호텔은 오래전부터 스테이크를 구웠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첫 양식당은 1924년 문을 열었던 팜코트였고 1970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나인스 게이트 시절을 거쳐 2011년에는 나인스 게이트 그릴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한국 최초로 ‘고베 소고기’ 또는 맥주를 먹이고 전문 마사지사가 육질을 높이기 위해 마사지를 한 소고기를 제공했으며 최초로 프라임립을 제공했다.(고객은 미국 민간인이었다) 프라임립은 도마 위에 잘 두었다가 손수레에 실려서 맛을 아는 고객의 테이블로 나갔다. 테이블 바로 옆에서 고객이 선호하는 덩어리로 정확히 잘라서 제공됐다.
시기에 따라서 Classic French → Semi French → Steakhouse → French American으로 레스토랑 콘셉트가 바뀌며 스테이크에도 변화가 있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손님들의 취향도 바뀌었는데 로스트 비프 → 서프 엔 터프 → 티본 스테이크 → 안심과 푸아그라 순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2011년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들여온 전략 무기는 ‘라이브 우드 오븐’인데 피자 굽는 오븐처럼 생겼지만 더 거대하다. 360~380°C 높은 온도에서 참나무 장작을 넣어 바로 구워내기 때문에 육즙이 살아있다.
현재 나인스 게이트 그릴의 스테이크를 책임지는 이는 전성규 주방장이다. 2010년 G20 개최 정상오찬 전담, 2005년 APEC 개최 정상오찬 전담, 2002~2008년 청와대 국빈 연회 전담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는 1994년부터 조선호텔에서 일했다. 전성규 주방장은 “스테이크 맛의 비결은 숙성, 그릴, 레스팅의 타이밍이다. 이 세 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가장 좋은 맛의 스테이크를 완성시킨다”라고 전했다.
그가 설명하는 스테이크의 숙성과정은 고기가 3~4주 즈음에 극에 달해 고기의 맛이 가장 좋아진다. 소고기의 숙성 방법에는 크게 나눠 웻 에이징과 드라이 에이징이 있다. 웻 에이징은 덩어리째 진공 포장된 고기를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것으로 육즙이 풍부하고 맛이 부드럽다.
드라이 에이징은 인류가 쇠고기를 먹기 시작한 이후로 존재했던 방식이다. 이 방법은 균일한 숙성도를 맞추기 어렵고 표면의 변질과 수분 감소로 인해 잘라내 버려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는 등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드라이 푸드 특유의 응축된 맛과 풍미로 최근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나인스 게이트 그릴에서 선보이는 스테이크는 미니멀한 스타일이다. 가니쉬는 절제하고 소스와 천연 소금을 곁들여 내놓아 취향대로 먹을 수 있게 했는데 아내가 즐겨 쓰는 표현대로라면 ‘소고기로 만든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

   
▲ 라자 보비나 피에몬테 스테이크_ 파크 하얏트 서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처럼 화덕에 구워내는 또 한 곳은 파크 하얏트 서울이다. 코너스톤의 시그니처 요리 ‘라자 보비나 피에몬테 스테이크(Razza bovina Piemontese)’는 적당한 마블링과 감칠맛, 지방이 적고 육즙이 풍부한 목초우 스테이크로, 호주에서 주문 제작한 초대형 화덕에서 구워내 풍미를 배가 한 것이 특징이다. 화덕을 지피는 나무는 참나무, 오렌지나무, 체리나무, 밤나무 등 제철에 따라 바뀐다. 이 나무들 본연의 독특한 향이 음식이 첨가되고, 화덕 안의 온도가 일반 오븐보다 높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을 머금고 더욱 부드럽게 익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

스테이크라는 메뉴만 놓고 봤을 때 유독 눈에 띄는 곳은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이다. 뉴욕 3대 스테이크 하우스 중 하나인 BLT 스테이크의 홍콩에 이은 아시아의 두 번째 인터내셔널 지점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은 결국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 레스토랑은 지금 주말이면 예약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여기서 하루에 대략 120개, 주말에는 160~170개의 스테이크 메뉴가 팔려 나간다.
BLT를 책임지고 있는 박홍희 셰프는 미국 하얏트, 국내 머큐어 등 다양한 호텔에서 서로 다른 환경의 레스토랑을 경험한 뒤 동리엇 오픈과 함께 BLT로 왔다. 그는 처음 요리를 배우던 시절 “4인1조였는데 서로 스테이크를 굽겠다고 나섰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고기를 굽고 싶은 욕망은 만국 공통, 인간의 본능인 듯하다.
그가 설명하는 대박의 비결은 먼저, 고기를 구워내는 브로일러다. 가스를 연로로 쓰는 미국 몬테규 사 제품을 쓴다. 살라맨더처럼 위에서 불꽃이 나오는 형태로 시어링 형성이 제대로 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 가득한 명품 스테이크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다. 최근에는 크리스피한 씨어링이 강조되는 추세인데, 예전에는 이런 스타일의 스테이크를 내놓으면 손님들의 컴플레인을 하기도 했다.
한우, 미국산 호주산 등을 드라이 에이징 위주로 숙성해 메뉴를 구성했는데, 부드럽고 풍미 가득한 안심은 특히 여성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외국인들은 토시살 등 씹히는 맛이 강조된 특수부위를선호하기도 한다.
장비도 장비지만 핵심 경쟁력은 역시 사람이다. 숙련된 주임급 이상 3명이 스테이크 굽기를 담당하는데 본사에서 주기적으로 날아오는 이그제큐티브 셰프가 부족한 2%를 보완해 준다.
내부의 온도를 맞춰 정확히 구워내고 빠져나가려던 육즙이 안으로 다시 모이는 레스팅 타임을 절묘하게 하게 맞추는 것은 정해진 레시피가 아닌 셰프의 스킬과 경험, 감각으로 완성된다. 스테이크는 와인과 함께 먹어야 맛있다. BLT에는 국대급 실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정하봉 소믈리에가 있어 스테이크와 찰떡 궁합을 보여주는 다양한 와인을 추천해 준다.

   
▲ BLT 스테이크_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최근 스테이크 메뉴를 강화했다. 이 호텔의 이수현 헤드 셰프는 파리스 그릴이 있기 전, 휴고라는 레스토랑이 있던 시절부터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주방에 섰다. 대략 30년차, 슈퍼 배테랑급 셰프다. 예전부터 군기가 엄정한 대형 호텔 주방에서 스테이크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 늦으면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그는 파리스 그릴에서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을 이용한 단순한 형태의 차콜 그릴로 오랜 세월 스테이크를 구워 왔다. 이 시간동안 그는 고기와 대화하는 법을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익혀 갔다.
최근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322소월로’라는 콘셉트로 새로운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그는 스테이크하우스의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멋들어진 오픈 키친의 중심에는 낯설게 생긴 물건, 스페인산 피라오븐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년의 셰프는 오븐과 사랑에 빠졌다. 피라와 셰프, 둘 사이는 언제나 후끈한 열기로 가득하다. 크게 세 칸으로 구성된 오븐 가장 아래 칸에 시뻘건 숯불을 가득 넣고 온도를 끌어올리는 이 오븐은 유럽 고성 등에서 볼 수 있는 재래식 오븐이랑 닮았다. 뜨거운 공기의 순환으로 고기를 굽는 오븐의 특성에 직화의 강점을 더한 형태로 300~400℃의 고온은 순식간에 고기를 골고루 익혀주고 자연스러운 시어링을 만들어 준다. 육즙의 손실이 적으며 은은한 숯 향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숯은 가장 비싼 명품 비장탄이다. 그는 “소리를 듣고 고기의 익힌 상태를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오븐과 스테이크는 ‘치익~ 치익~’하면서 ‘까칠한 고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신호를 쉴새없이 보내온다는 말이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오븐을 사랑하지 않는 셰프는 이곳에 서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 그랜드 하얏트 서울_ 이수현 헤드셰프

오븐이지만 아랫부분에 숯이 있어 화력은 순차적으로 아래서 부터 전달된다. 위 아래로 크게 나눠 아래쪽 칸은 레어, 미디엄 레어 등 빠르게 표면을 구워 내거나 그릴 마크를 표현할 때 쓴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위쪽은 미디엄, 미디엄 웰던, 웰던 주문을 위한 공간이다.
오븐에서 꺼낸 스테이크는 레스팅 과정을 거쳐 손님에게 나가는데, 이수현 셰프는 소금을 살짝 찍어서 먹는 것을 권한다. 고기 자체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집에서 먹는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스테이크 자체에서 나오는 주스를 베이스로 와인을 넣고 만든 소스를 살짝 뿌려 내놓는다.
스테이크는 섬세한 타이밍의 예술이다. 주말에 주문이 몰리면 아무래도 손님은 불리하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셰프에게 여유가 있는 화요일, 수요일 낮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긍극의 스테이크를 만날 확률이 높다.(월요일은 호텔 내부 미팅이 많을 것이고 목요일 이후부터는 누구나 온몸에 피곤이 쌓인다)
이수현 셰프는 “너무 큰 고기는 잘라서 구워야 맛있다”는 의견도 말해줬다. 바로 옆에 있는 이자카야 덴카이에서 일본식 꼬치구이를 그릴에 굽는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인데 설득력 있다. ‘Steak’는 고대 스칸디나비아어(語) ‘Steikja’가 어원이다. ‘Steikja’는 ‘Stake’, ‘Stick’으로 변했고 ‘막대기’, ‘막대기로 찌르다’라는 뜻이 있다. 고대인들이 수렵을 통해 채취한 고기는 꼬치에 꿰어 구워졌고 그것을 먹기 좋게 자른 것이 아마도 스테이크의 기원일 것이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기나 야채를 꼬치에 구워서 먹는 요리를 ‘샤슬릭’이라는 이름으로 퉁쳐서 부른다.

콘래드 서울 37층에 가면 ‘카우보이 토마호크’라는 이름의 무려 1.8㎏짜리 스테이크를 판다. 돌도끼 모습으로 다듬어진 호주산 립아이를 뼈째로 최소 30분 이상 공들여 구워낸 이 메뉴는 3인에서 4인분이다.
이 스테이크를 굽는 장인은 데이비드 밋포드(David Mitford) 세프다. 그는 그릴요리전문셰프로, 영국, 미국, 바레인, 버뮤다, 중국을 포함한 여러나라에서 29년간 외길 인생을 걸었다. 그가 말하는 스테이크조리법은 다음과 같다.(어린이는 위험하니 따라하지 말 것)

1. 고기를 굽기 전_ 고기를 천연상태로 유지시키는 부분
- 바위에서 채취한 바다소금과 땅에서 나온 신선한 후추, 단지 이 두 개만을 이용하여 고기를 천연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 스테이크 맛의 가장 핵심이다.

2. 고기를 굽는 단계_ 그릴로 1차, 오븐으로 2차로 구워낸다
- 그릴 위에 오일을 가볍게 발라주고, 고기 위에 허브오일을 바르고 소금, 후추로 시즈닝(오일은 고기가 그릴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고 육즙의 손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 그릴의 중앙에 고기를 올려놓고, 뒷면, 옆면 등 격자무늬가 날수있게 마킹한다.
- 그릴 망에 트레이를 받치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 오븐에 넣는다.(램찹, 토마호크 등 뼈가있는 고기의 경우 장시간 로스팅하면 뼈가 검게 탈 수 있으니 호일로 감싸준다)

3. 식히는 단계
- 오븐에서 꺼낸 후 잔열 혹은 리힛(Re-heat)으로 고기가 더 익을 수도 있으니 생각한 굽기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꺼내준다. 렉(Rack)위에서 식히는 단계(Resting)를 거친다.

대세는 ‘그릴’이지만 팬 프라잉을 고수하는 호텔 레스토랑도 있다. 롯데호텔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이다. 이 곳의 주방을 들어가 본 기억이 있는데 두꺼운 무쇠팬에 고기를 구워냈다. 지금도 문의해보니 여전히 팬 프라잉이다. 뜨겁게 달군 두꺼운 팬에 식용유나 버터 등을 두르고 표면이 갈색이 될 때까지 재빨리 구워낸다. 팬에 구워서 그대로 낼 때도 있고 오븐에 한 번 더 익혀서 낼 때도 있다. 이 방법은 과학적으로도 맛이 좋아지는 근거가 있다. 화학자 루이카미유 마이야르(Louis-Camile Maillard)의 이론에 따르면 고기를 고온으로 달궜을 때 당류와 단백질류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풍미를 만들어낸다. 이것을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하는데 130~200℃사이 고온의 팬에 지지는 방식이 이 마이야르 반응을 가장 크게 이끌어낸다는 주장도 있다. 밀레니엄 힐튼의 이태리 레스토랑 일폰테와 불란서 레스토랑 시즌스는 그릴로 먼저 굽고 오븐으로 한 번 더 구워내는 방법을 쓴다.

   
▲ 토마호크 스테이크_ 콘래드 서울

호텔 스테이크가 맛이 없다는 부정적 인식도 있는데 그 주범은 연회장 스테이크다. 그리들(Griddle)이라 부르는 거대한 철판에 고기를 여러 장 올려놓고 먼저 구워낸 뒤에 서빙 직전 전기/가스 오븐에서 온도를 맞춰 낸다. 오븐에서 굽는 과정에서 육즙이 비오듯 빠져나가기 때문에 당연히 맛은 떨어진다. 그래도 아직까지 수백 명 이상 손님들이 오는 연회에서 같은 시간에 스테이크를 서빙하려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왼손에 포크, 오른손에 나이프가 기본이다. 포크는 고기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포크 바로 옆에 나이프를 대고 지그시 당기면서 누르면 ‘슥~’ 하고 쉽게 썰어진다. 고급 레스토랑들은 스테이크용 칼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잘리는 단면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칼은 독일과 일본산이 유명하지만 스테이크용 나이프는 프랑스산을 가장 고급으로 친다. 라귀올(Laguiole), 오피넬(Opinel) 등의 명품은 그 레스토랑의 등급을 말해주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스테이크를 한꺼번에 다 썰어놓으면 고기가 식고 육즙이 빠져나와 맛이 없어진다. 생선은 오른쪽 꼬리 부분부터 잘라 먹지만 스테이크는 왼쪽부터 자르는 것이 정석이다. 티본스테이크처럼 뼈가 붙어 나오는 스테이크는 먼저 뼈를 발라내고 먹는다.

한 프랑스인 셰프는 서울에서 일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고객들의 스테이크에 대한 지나친 편애라고 말한다. 물 좋은 생대구를 이용한 생선 요리나 겉은 파삭하고 속은 촉촉한 오리고기를 권해도 역시 90%의 손님들은 메인으로 너도 나도 ‘스테이크!’를 외친다는 것이다.
_ 전경우 스포츠월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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