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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Four Seasons Hotel Seoul
최종인 기자  |  hotell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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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5  1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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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뉴욕에 있는 요리학교에 다니던 동생이 세인트루이스에 머문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작스런 일이라 연락을 했더니, 실습으로 포시즌스 호텔 세인트루이스에 나왔다고 했다. 나는 미중부를 가본 적이 없어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미시시피 강은 어때? 동생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한강같아.

사계절이라는 말을 전부 아우르는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이 되어야 비로소 사계절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의미로 완성이 되는 기분이다. 그래서일까. 포시즌스 호텔의 시작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였다. 포시즌스 호텔 그룹의 창시자인 이사도어 샤프는 신혼여행 때 고급이라는 소문과 달리 형편없는 호텔 서비스에 개탄하며 호텔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포시즌스 호텔을 경영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였다.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를 도입하고 24시간 룸서비스를 제공했다. 북미지역에서 최초로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욕실에 어메니티를 준비해뒀다. 그는 늘 ‘사람이 큰 자산’이라고 생각을 했고 호텔업에서 가장 경계해야하는 것을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늘 사람이 북적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로비에 들어서면 화로에서 불씨가 피어오르는 걸 마주하게 된다. 그 주위로 소파가 둘러싸여, 호텔을 방문한 이들이 삼삼오오 자리에 앉아 있다. 대가족이 사는, 조용하고 따뜻한 거실에 발을 들인 느낌이다. 프런트데스크에는 다른 호텔보다 좀 더 많은 수의 호텔리어가 환대를 해준다.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토요일이라 체크인 시간이 조금 길어졌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 투숙객 수도 만만치 않았다. 한 지배인이 객실까지 안내를 해줬다. 말을 건넬 때 마다 내 직함을 불러주었다. 일반적인 고객에게는 어떻게 할까?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보지는 못했다. 이 기묘한 체험은 경복궁을 높은 층에서 보고 싶다는 아내의 바람에 따라 방문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도 계속 됐다. 아쉽게도 객실 창밖으로는 일민미술관만 보였기 때문이다. 문득 리츠칼튼과 세인트레지스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극상의 서비스를 추구하는 호텔들은 서로 닮은 구석이 있었다. 물론, 내 얼굴이 아니라 객실번호를 통해 공유하는 정보겠지만 그날따라 나를 부르는 호칭에 사뭇 기분이 좋아졌다.

미로 같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따라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유리창 사이로 북악산 아래 청와대와 경복궁이 드러난다. 겨울에 소복이 눈이 내린 아침이면 더욱 보기 좋았을, 그런 풍경이었다. 풍년인 해의 겨울은 유독 따뜻했을 것이다. 곡식창고에는 쌀이 한 가득이라 몇몇 남은 쌀알로 술도 담가 마시며 봄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런 사계절처럼,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일곱 가지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를 선보이며 겨우내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했다. 서울 시내 많은 호텔들이 적자를 보는 레스토랑을 줄이거나 없애지 못해 안달인 마당에 새로 오픈하는 호텔이…… 그러나 포시즌스 호텔의 철학은 확고했다. 일곱 개의 레스토랑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레스토랑은 홍콩 출신의 디자이너 안드레 푸가 디자인한 중식당 ‘유 유안’과 일식당 ‘키오쿠’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을 선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는 저녁 9시 이전에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뷔페 레스토랑 ‘마켓 키친’, 스피크이지 콘셉트에 멋진 바텐더가 있는 바, ‘찰스 H’, 이탈리안 스타일의 칵테일 바 ‘바 보칼리노’, 로비 라운지 ‘마루’까지 총 7개의 레스토랑을 모두 방문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객실로 돌아왔다. 손닿는 곳에서 객실을 조절할 수 있는 편리함은 물론, 아이패드를 통해 컨트롤 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USB 포트가 벽에 있어 어느 나라에서 왔든 편하게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배려가 놀라웠다. 로비부터 복도와 객실까지 꾸준히 놓여있는 한국적인 소품들 또한 아름답다. 호텔의 시그니처 향을 담당한 ‘로렌조 빌로레시 피렌체’의 어메니티로 몸을 깨끗이 씻고 단아한 찻잔을 이용해 속을 따뜻하게 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투숙객의 수면 스타일에 따라 메트리스 타퍼를 추가해, 침대의 푹신함을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침대의 편안함이 긴 동면처럼 만족스러운 밤을 만들어주었다.

포시즌스 호텔의 로고는 한 그루의 나무다. 좌측 하단에는 가지 끝 어린잎이 피어나고, 좌측 상단에 이르러서 만개한다. 우측 상단에서는 잔뜩 여문 열매들이 보이다 우측 하단에 이르러 후두둑 잎들이 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봄처럼, 나는 아침을 맞이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다녀오고 난 뒤, 주위의 사람들이 다들 어땠냐고 내게 물었다. 팔래스뷰는 어땠나요?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경복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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