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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人Holiday Inn Incheon Songdo
최종인 기자  |  hotell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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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16  09: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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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주 템파에는 데일 메브리(Dale Mabry)라는 하이웨이가 있다. 템파는 독일군 어느 진영에 떨어졌을, 플로리다 지주의 아들이자 1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였던 데일 메브리에게 이 도로를 아낌없이 헌사했다. 시의 척추와도 같은 이 도로를 기준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데일 메브리 우측에 있는지, 좌측에 있는지만 알면 쉽게 원하는 곳을 찾아갈 수 있다. 유복한 유년기 기억 같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느 때고 돌아가 쉴 수 있는 따스한 추억을 가진 것만큼 부러운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목적지 없는 이방인에겐 60마일 이상 달릴 수 있는 길고 곧은 길, 그 이상은 아니었다.

템파에는 멕시코만과 인접한 클리어워터(Clear Water)와 템파베이 레이스 홈구장이 있는 세인트피터스버그(St.Petersburg)가 있다. 이중 세인트피터스버그는 나이가 들어 여생을 보내고픈 도시로 내 마음속에 오래토록 남아있다.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관과 요트 선착장, 스페니쉬 풍의 노천카페, 대형체인 식료품점, 깔끔한 다운타운엔 딸랑딸랑 종을 울리며 트롤리버스가 달린다. 햇살이 따뜻하고 바닷소리가 들려오는데 인적이 드물다. 거기에 야구까지.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데일 메브리를 따라 낮이건 밤이건 참 많이도 세인트피터스버그를 찾았다. 가끔 다리 위에서 바닷바람에 차가 휘청거리긴 했지만, 도로는 막힘이 없었고 하늘은 맑았다. 길가에는 홀리데이 인, 데이즈 인 등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같은 숙박업소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일까? 송도에 들어선 밤, 나는 오랜 기억의 템파를 떠올렸다. 차량이 거의 없는 도로를 달려 도달한 인적이 없는 도시, 그곳에 다름 아닌 홀리데이 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익숙한 녹색 전광판의 이름을 들여다봤다.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에 맞춰 오픈을 했던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는 추운 겨울을 지나 한층 안정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건물 12층부터 20층까지 14개의 주니어스위트룸과 54개의 디럭스룸, 134의 수페리어룸 총 202개의 객실을 갖췄다. 1층에는 한창 공사 중이던 카페가 완성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2층엔 아이패드로 영상과 음악, 조명까지 통합 제어하는 최신식의 연회장과 미팅룸과 더불어 피트니스센터를 갖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 로비로 향한다. 늦은 밤이었지만 익숙한 얼굴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별의 개수를 떠나, 유독 기억에 남는 호텔이 있다. 이는 호텔에서 머무는 동안 받았던 인상, 그러니까 서비스와 호텔리어의 태도 등을 통해 좌우되는데, 별 하나가 가감되는 건 우스울 만큼 쉬운 일이다.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에는 골든키를 단 컨시어지가 두 명이나 있다. 언제든 호텔을 방문해도 반드시 둘 중 하나는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생호텔에서 맛보는 베테랑의 서비스는 호텔에 신뢰를 더한다. 송도는 아직 미완성이지만,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만큼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호텔처럼 근사하다.

체크인과 짐 운반을 컨시어지가 혼자 해결해주었다. 그의 배려로 아슬아슬하게 수라채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최근에 메뉴를 업그레이드해 완전한 뷔페로 바뀐 수라채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가 많다. 컨시어지를 만나기 위해 지난 여름 몇 번이나 송도에 방문했다. 그 중 두 번은 갑작스런 소나기로 약속이 취소돼 서로가 멋쩍기도 했다.

그는 루프트한자 소속 독일인 기장이 장내 혈관이 찢어져 생긴 복통으로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 침착한 대응과 함께 무려 아홉 시간 동안 곁을 지켜 화제가 됐다. 낯선 땅에 추락한, 데일 메브리 같은 상황에 놓였던 기장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기장은 급히 한국을 찾은 아내와 이곳에 머물며 몸을 추슬렀다. 아마 그는 평생토록 송도에서의 휴식과 홀리데이 인의 사람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늦은 저녁식사가 끝났다. 수라채를 나서자, 컨시어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환담을 나누고 객실로 안내를 받았다. 원래 객실보다 업그레이드된 주니어스위트룸이었다. 어떤 말도 없었다. 캐리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핑거푸드와 와인과 정성스런 레터만 놓여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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