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보건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 중 660만 명이 수인성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장 큰 요인은 설사병과 폐렴인데 이런 질병은 단순한 손 씻기 만으로도 사망률을 47%나 감소시킬 수 있다. 즉, 위생교육과 비누를 전할 수 있다면 매일 1만여 명의 어린이를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 NGO ‘옮김’을 만나다
1996년 관광호텔업의 발전과 권익증진을 위해 설립된 한국관광호텔업협회는 관광호텔산업 발전을 위해 20년 간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등급결정 및 관광호텔 발전에 필요한 조사연구와 통계자료 생성, 관광호텔산업에 대한 홍보 및 서비스 향상, 관광호텔 종사원의 교육훈련 등은 물론, 환경보호와 사회공헌까지 앞장서고 있다. 이중 비영리민간단체 옮김과 함께 진행하는 ‘비누 옮김’ 캠페인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호텔의 의지와 세계적인 목표인 ‘유아사망률 감소’, ‘지속적인 환경보호’가 어우러진 실천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비누 옮김 캠페인은 호텔 객실에서 사용 후 버려지는 비누를 수거, 새로이 다듬고 포장해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이다. 특히 최근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향상하고자 하는 호텔업계의 추세와 맞물려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을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유용종 회장

환경보호와 사회공헌을 동시에, 2015년 현재 10개 호텔 참여
2010년부터 진행된 비누 옮김 캠페인에는 현재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서울 가든 호텔, 서울로얄호텔, 알로프트 서울 강남, 호텔그린월드, 힐탑관광호텔, 세비야관광호텔, 라마다 프라자 수원 호텔,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 관광호텔준 까지 총 10곳의 호텔이 참여 중이다.
2014년 오픈 이후 비누 옮김 캠페인에 적극 동참한 알로프트 서울 강남은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에서 인증한 녹색건축인증서를 받았으며, 이에 따라 태양열을 통한 전기활용, 분리수거, 중수도 등등의 환경친화적인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알로프트 서울 강남의 안석찬 총지배인은 “호텔에서 고객이 사용한 비누를 보다 의미 있게 활용하는 것을 고민하던 중 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서 비누 옮김 캠페인을 한다는 걸 알았다. 비누의 재활용과 어려운 국가에 제공하는 것이 사회적인 공헌활동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우리의 미션중에 하나인 ‘우리는 다양하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를 미약하나마 실천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캠페인이다. 작은 일이지만 국내 호텔업계 모두가 동참한다면, 이런 활동을 계기로 하나의 뜻을 모아서 큰 의미를 갖는 단합된 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호텔이 크고 작은, 나름대로의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지만 호텔업계 전체가 뜻을 모아서 하고 있는 것은 아직 없기 때문에 비누 옮김 캠페인을 통해 호텔업계에서 보여주는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 김정기 총지배인 역시 “버려지는 물건들에 사랑, 행복, 희망의 가치를 옮겨 담아 나눈다는 의미에서의 취지와 행동의 가치에 동감하여 참여하게 됐다”며, “비누 옮김 캠페인뿐만 아니라 지난 12월에는 직원들의 가정과 회사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기증하여 아름다운 가게 연수구청과 나눔과 순환을 위한 업무 협약을 했다. 지역사회의 사회적 기업으로서 조그마한 역할을 하고자 함이며, 이런 사업을 통해 기업이 사회의 기대치에 맞는 윤리적 행동과 우리사회에 나눔의 순환문화가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봉사활동을 통해 한 번 더 사랑을 옮기다
호텔은 객실에서 쓰고 나오는 비누를 ‘옮김’에 주기적으로 택배운송을 통해 공급한다. 한 번 쓰인 비누이기 때문에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호텔 측은 이에 단순히 비누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 및 가족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봉사활동을 진행할 날짜, 장소, 참여대상, 현장운영 방법을 호텔이 결정하면 해당일 비누 옮김 캠페인에 대한 소개와 효과에 대한 기본 정보를 공유한 뒤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봉사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비누를 소독하고 포장한다. 안전에 대비해 비누 겉면을 깎는 공정에 감자칼을 사용하며, 자녀 동반시 학부모의 안전관리를 철저히 당부한다.

22개국, 2만6000여 개의 비누가 전해져
수거 - 재가공 - 포장이 완료된 비누는 ‘옮김’을 통해 직접 개발도상국에 전달되기도 하지만, 주로 해외봉사를 떠나는 각종 기관과 단체를 통해 전달된다. 해외봉사단체는 비누 옮김을 완수하고 나면 현지의 위생과 위생교육 현황 파악을 위해 사후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확인해보면 2014년 11월 까지 과테말라, 네팔, 동티모르, 라오스, 러시아, 르완다, 모로코,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온두라스, 우간다,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총 22개 국가에 2만6449개의 비누가 국내 호텔업계를 통해 전달됐다.

늘어나는 호텔만큼, 더 많은 옮김을 기대
비누 옮김 캠페인을 통해 매 해 호텔에서 버려지는 7000여 개의 비누가 세계의 아이들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2015년에도 2월까지 동국대학교108리더스, 서울여대 세계문화체험봉사팀, 더나눔플러스 등 많은 봉사단체의 후원요청으로 인해 총 3000여 개의 비누를 전달했다.
한류와 중국관광객의 증가로 인해 최근 비즈니스호텔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새로이 생겨나는 호텔이 많은 만큼, 호텔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비누 옮김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업계의 분위기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