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간지 기자는 모 유통사 보도자료에 누락된 사진을 받기 위해 홍보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반나절이 지나도록 요청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 마감이 임박해오자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계열 호텔의 홍보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 호텔의 홍보담당자와 통화한 뒤 30분 만에 사진자료를 받아본 그는 “역시 호텔만큼 홍보담당자의 피드백이 정확하고 빠른 곳이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99% 실화다. 홍보업계에서는 일처리가 정확하고 빠르기로 소문난 호텔 홍보담당자들의 업무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그들의 일과와 고충을 들어보고자 익명 토크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2월 마포의 한 곱창집에서 만난 미모의 홍보담당자들은 남은 곱창에 밥까지 비벼먹으며 깊은 속내를 쏟아냈다. 

미녀 호텔리어가 여기 다 모였다. 반갑다. 어떻게 호텔 홍보 일을 하게 되었나?

가양_ 다른 사람의 여가와 여유를 만들어주는 공간인 호텔을 매력적으로 느껴왔다. 대학 때부터 직군을 상정하진 않았지만 어렴풋이 호텔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백오피스는 호텔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오퍼레이션과는 다른 의미로 호텔을 만들어가고 있다.

라양_ 나는 조금 더 단순하다. 드라마 ‘호텔리어’의 송윤아를 보며 호텔리어를 꿈꿨고 관련 학과에 입학했다. 본래도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일을 좋아해서 호텔 이 딱이라고 생각했다.

다양_ 송윤아는 너무했다.

드라마를 보고 호텔리어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다양_ 드라마 ‘호텔리어’가 나오고 많은 81년, 82년생들이 호텔리어가 되고 싶어 했다고 하더라. 실제로 드라마가 방영된 후 한동안 호텔 관련 학과 커트라인 성적이 높았다.

라양_ 사실 사람들의 호텔에 대한 인식은 TV가 다 만들었다. 얼마 전에 방영한 ‘호텔킹’을 잠깐 봤는데 저런 호텔이 우리나라에 어디 있나 싶어 채널을 확 돌렸다.

가양_ ‘다큐 3일’에 호텔 나온 건 모두 봤나? 세일즈나 마케팅 같은 백오피스는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는데 하나도 안 나오더라. 대중들이 생각하는 호텔 직원들은 프론트나 셰프, 하우스 키핑 정도지 백오피스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어디 가서 호텔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이 오퍼레이션 쪽을 생각한다.

라양_ 맞다. 나는 주말에 쉬냐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

가양·나양·다양_ 공감.

나양_ 다큐 3일을 본 호텔 관계자는 하나같이 굉장히 미화된 것 같다고 얘기 하더라.

가양·다양·라양_ 완전 공감.

그렇다면 백오피스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다양_ 백오피스에는 인사부, 재경부, 세일즈, 마케팅 등 여러 부서가 있는데, 홍보는 대체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서에 소속되어 있다. 그래서 홍보담당자는 마케팅과 홍보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담당자는 프로모션 기획 및 제휴,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촬영 백업, 미디어 채널을 담당하고 SNS 관리, 클립핑, 광고 팔로업, 호텔 내 제작물 담당 등 하는 일이 다양하다.

가양_ 연말엔 달력 오탈자 체크 수백 번씩 한다. 매체에서 기사를 낼 때 요청한 자료를 만든다거나, 보도 자료를 쓰고, 촬영 진행 백업하는 일 등은 사실 일부분이다.

나양_ 포털에 호텔 정보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잘못되어 있으면 수정하는 등 자잘한 업무도 많다. 모 호텔에서는 내비게이션에 호텔이 등록되어있는지, 명칭이 잘 못되어있거나 없으면 수정 및 추가 작업도 한단다.

다양_ 뿐만 아니라 우리 호텔의 모든 제작물은 내 손을 거친다. 말 그대로 전부 다.

나양_ 우리는 제작물 디자인 작업을 감사하게도 팀장님이 맡아주셨다. 제작물은 보통 팀에서 막내가 하는 일이다.

가양·다양·라양_ 거기 팀장님 정말 좋다.

가양_ 어떤 때는 내가 무슨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것 같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라양_ 제작물 디자인 작업은 정말 인내심이 필요하다. 계속 수정사항이 나온다. 업장 쪽 간단한 작업에도 수정 피드백이 10번씩 온다. 오탈자나 정보 수정 같은 것도 아니고, 글자 색을 조금 연하게 한다거나, 글자 포인트를 바꾼다거나, 연하게 수정한 글자 색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다거나.

나양_ 그래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라. 내가 스트레스 받으면 나만 늙는다. 내가 늙으면 누가 화장품 하나 사주는 것도 아닌데.

라양_ 요즘엔 디자이너가 내가 불쌍해보였는지 나 없는 사이에 디자인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자기가 알아서 해서 넘겨준다.

가양_ 어머 너무 예뻐. 나 정말 우리 디자이너가 그럴 때 정말 예쁘고 정말 고맙다.

다양_ 그런데 진짜 누가 봐도 괜찮은 작업물을 가지고 고치라고 하면 한숨 나온다. 말 안 듣고 그대로 가고 싶다.

나양_ 그건 회장 딸일 때 하고.

라양_ 후진을 하던지.

다양_ 아무튼 정신차려보니 모든 일에 관여가 되어있다.

나양_ 호텔의 홍보 마케팅 일이 여러 사안에 관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예전에 다른 기업 마케팅팀에 있는 친구와 이 토픽으로 크게 싸운적이 있다. 그가 ‘호텔 홍보가 뭐가 그렇게 힘들고 바쁘냐’는 식으로 말하더라. 기업의 마케팅팀은 홍보 대행사를 열 몇 개씩 둔다. 호텔 홍보는 홀로 다 처리한다.

라양_ 보이는 부분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

나양_ 홍보 대행사 쪽에서도 인하우스 PR은 크게 할 일이 없는 줄 안다. 우리가 하나만 가지고 홍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말 많은 것들을 하지 않나. CEO, 사회공헌, 업장, 셰프, 객실, 파티 호텔전반에 걸친 모든 걸 홍보하는데, 밖에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양_ 나는 홍보 대행사에서도 일해 봤는데 인하우스 PR과 대행사 중 뭐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대행사는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고 홍보 업무에만 올인한다. 그런데 호텔에서는 내가 결정하고 케어 해야 할 부분이 많다.

나양_ 맞다. 내가 호텔 홍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_ 상품기획 같은 일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호텔마다 조금씩 다른데 보통 기획 담당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가 하지만 따로 인력이 없을 땐 마케팅부에서 홍보담당자와 함께 한다. 마케팅부와 홍보부가 분리되어 있는 호텔은 드문데, 양쪽 다 경험해보니 마케팅과 홍보가 함께 하는 것이 효율성이 높고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부서 통합의 여부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같은 팀 안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영향이 있다.

나양_ 그리고 마케팅과 함께 일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나도 마케팅팀과 함께 일하기 전에는 홍보만 하고 싶었는데 같이 해보니 업무가 훨씬 재미있고 훨씬 깊어지더라. 여러 호텔을 거쳐서 지금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데 나는 무척 만족하고 있다. 내 스스로도 성장을 이루고. 사람도 좋다.

라양_ 나는 과거에 마케팅 부서에 있으면서 몇 년간 패키지 공장마냥 패키지만 만든 적이 있다. 한번은 패키지를 위해 제휴를 3개 붙였는데 3개월 동안 1개 팔린 적이 있다. 나름 애정을 갖고 만들었는데 시장성이 없었는지, 시기가 안 좋았는지, 홍보가 안됐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안됐다. 그런데 어떤 건 구색만 맞춰서 만들었는데도 정말 잘 팔리기도 한다.

나양_ 판매 예상치 맞추는 게 힘들다. 예를 들어서 200개가 판매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1200개 팔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잘 팔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 내가 패키지를 위해 제품 200개를 협찬 받았는데 예약이 1200개가 들어오면 1000개는 구매해야한다. 그 제휴 브랜드와 미리 협의 된 부분이 아니니깐. 별도의 지출이 생기게 되는 거다.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예상치가 맞아 떨어져야한다.

라양_ 그래서 나는 미리 확답을 받아놓는다. 혹시나 내가 나중에 더 구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디스카운트 해달라고.

나양_ 제휴 제품 구매를 하는 곳은 그런데, 호텔에서 풀 협찬을 원하는 상황에선 문제가 된다. 한정판매 하면 깔끔하긴 한데, 그래도 호텔에선 객실은 파는게 우선이니깐 한정 판매를 걸기 쉽지 않다. 그럴 땐 재경팀에 협조를 부탁해야한다. 오퍼레이션에 비해 오피스의 일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라양_ 그렇다. 한편 오퍼레이션 쪽은 스스로 호텔을 이끌어간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확실히 호텔 일선에서 고생을 많이 한다.

가양_ 오퍼레이션은 손님을 맞기 때문에 마인드가 오피스와는 다르다. 호텔에서 손님을 다 맞이한다고 생각하고, 사실이 그렇지만, 백오피스 일차적으로 손님을 호텔로 이끄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 생각을 하지 않고, 손님은 그냥 오는 거고 오피스 직원은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나 두드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놀랍게도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호텔에서 다 똑같이 오퍼레이션과 오피스의 이런 생각 차이에서 갈등이 생긴다. 이 입장의 차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호텔은 한 번도 못 봤다. 양측이 조화로운 호텔이 있다면 소문이 났을 거다. 특이 케이스니깐.

다양_ 그래서 임원이 어느 출신이냐에 따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라양_ 맞다. 심지어 오피스 내에서도 세일즈 출신이냐, 재경팀 출신이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오퍼레이션 출신이 세일즈 쪽으로 가면 잘 몰라서 알고 싶어 하고 관심 갖고 물어본다. 근데 관리부 출신은 정말 힘들다. 관리부 출신은 그런 거 안 본다. 뭘 바꿔야하면 숫자상으로만 바꾼다. 이렇게 바꾸면 컴플레인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해도 숫자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면 고려하지 않는다.

가양_ 오퍼레이션 출신이 오피스에 왔을 때가 차라리 잘 돌아간다. 그런데 오너 측에서는 재경부 출신을 선호한다. 경비절감이 확실하니깐. 모 계열사 오픈 때마다 임명되는 총지배인이 있는데 재경부 출신이라고 한다. 쥐어짜기로 유명해 호텔 오픈만 하고 다닌단다. 최소 경비로 최대 효과를 내니깐 오너측은 정말 좋아한다.

나양_ 홍보 입장에서는 임원의 마인드가 홍보 쪽에 가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리가 더 힘드냐 덜 힘드냐로 나뉜다. 임원이 ‘너희 ENTEntertainment 왜 이렇게 많이 쓰냐’고 하시면 힘들어지는 거고, ‘재경팀 눈치 보지 말고 써’ 그러면 감사한 거고.

라양_ 어떤 홍보 담당자는 ENT 버짓 다 안 썼더니 제대로 콜 안 다닌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단다. 오너와 임원의 마인드 측면에서 우리 호텔은 정말 좋다. 회장님께서 직원들 수고했다고 회식비를 세일즈 팀장님한테 주시면서 고생했다고 하셨다. 우리한테 회식을 열면서 다른 부서도 수고했으니 함께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른 부서도 불렀다.

다양_ 그렇게 세일즈 마케팅에 힘을 실어주시는 구나. 세일즈 마케팅에서 회식을 주최하면 다른 부서가 오는 식으로.

라양_ 오너의 이런 식의 배려가 일하는데 힘이 많이 된다. 우리는 특이하게 김장비를 준다거나, 어린이날 자식이 있으면 무조건 10만원씩 준다.

다양_ 우리는 학자금 나온다. 디테일은 자식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나온단다.

라양_ 자식이 문젠가. 결혼부터 해결해야지.

호텔 내부에서 홍보담당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가양_ 호텔 외부에서도 우리가 하는 일을 잘 모르지만, 호텔 내부에서도 우리가 뭘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더라. 오퍼레이션 쪽에서는 심지어 우리를 많이 부러워한다. 홍보담당이나 마케팅담당 직원들은 호텔 브랜드를 입고 누군가를 만나서 대우 받는다고 생각한다. 오페레이션은 항상 을인데 마케팅이나 홍보 담당자는 열에 한번은 갑인 순간이 있지 않나.

다양_ 난 없는데.

나양_ 마케팅을 함께하면 아주 간혹 생길 때가 있긴 하다. 갑이 아니어도 동등하던가.

다양_ 난 진짜 모르겠는데.

나양_ 나도 예전에 프런트에 있을 때 백오피스에 있는 사람이 되게 부러웠다. 그런데 백오피스로 와보니 또 이 세계도 이 세계만의 고충이 있더라.

라양_ 전 회사에서는 내가 프런트에 갈 때마다 질문을 쏟아내더라. 그쪽 부서는 어떠냐, 주 업무는 뭐냐 등등. 그러던 중 프런트 출신들이 백 오피스로 대거 부서이동을 한 일이 있었다. 몇 달 후에 내가 이동한 직원들에게 와보니 어떠냐고 물었더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답변이 왔다.

나양_ 특히 홍보는 오퍼레이션과 일을 하는 경우가 다른 백오피스에 비해 많다. 일간지나 매거진이나 매체에서 마감일정이 있어서 갑자기 요청해오는 자료들이 있잖나.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관련 부서에급하게 자료를 요청하게 된다. 우리도 며칠을 두고 천천히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빨리 컨펌 해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그럴 때 그쪽 부서 사람들은 오해를 한다. 홍보담당자가 미리미리 안하고 매번 한 시간 전에 와서 자료 달라, 컨펌 해달라고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매체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안보내면 우리 호텔은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라고 설명해도 안 통할 때가 많다. 그런데 한번은 우리 호텔 셰프가 백오피스 일을 하게 된 적이 있다. 백오피스에서 한참 근무하더니 내게 미안하다고 하더라. 오해를 하고 있었다고. 왜 홍보는 일을 그렇게 허접하게 하나, 라고 생각했었다고. 묻지도 않는 말에 하면서 오해를 해서 미안하다고, 자기뿐만 아니라 많은 접객직들과 셰프들은 그런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 그분은 직접 백오피스 일을 해보니 여기는 여기만의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던 거다.

라양_ 그렇게 이해해주니 정말 고마웠겠다.

나양_ 가장 힘든건 호텔 내부 전반적으로 홍보담당자와 기자 사이의 관계를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가양_ 세일즈 직원도 모른다. 심지어 같은 사무실을 쓰는 경우에도 모른다.

라양_ 내가 어떤 기자분을 만나러간다고 하니깐 오피스 직원 한명이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한 적도 있다. ‘기자 만나러 간다고 하지 말고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해’ 내 입장에서는 어쨌든 계속해서 우리 호텔을 알리고 PR 해야 하는 기자인데 말이다.

나양_ 그러면 정말 상처받는데.

라양_ 상처를 받고, 일 하는데 위축된다. 나는 나를 PR하는 게 아니라 호텔 PR을 하고 있는 거고, 궁극적으로는 호텔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건데, 그런 얘기를 듣고 나니 내가 기자분들과 미팅을 갖는 것 자체에 위축이 되더라.

나양_ 우리가 호텔 홍보일을 일이년 한 사람들이 아니잖나. 오랫동안 일했고, 기자 분들과의 깊은 유대관계가 형성이 되어서 스카우트 해가기도 하는 직종이다. 내가 호텔에서 기자님이랑 미팅을 한다고 치자. 우리가 첫 만남도 아니고 친밀도도 어느 정도 생겼으니, 때로는 말을 놓기도 하지 않나. “왔어, 기자님?” 이런 식으로. 그리고 항상 호텔 얘기만 하지 않고 때로는 남자 연예인 얘기, 맛 집 얘기, 별의 별 얘기를 다 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걸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부분부분 듣고 '친구랑 놀고 있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 만나고 돈 쓰고 다닌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럼 친한 기자분들을 만나도 ‘안녕하세요, 기자님’ 하면서 명함 매번 주고받고 ‘우리 호텔에서는 이런 패키지를 준비했습니다’ 이런 얘기만 하나. 나를 고용한 이유가 사교성과 두터운 기자 인맥 때문이 아닌가. 나는 친하지 않아도 친하게 구는 사람이고, 내가 하는 일은 그래야하는 직군이라고 생각한다.

라양_ 우리 호텔 와서 그 얘기 한번만 해 달라. 나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반박을 못하겠다.

가양_ 호텔 내에서 유일하게 미디어와 언론사를 컨텍하는 직원이 우리기 때문에 호텔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기자님들과의 관계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나양_ 중요하다기 보다는 기본이다.

가양_ 홍보담당자로서 기사 유출을 위해서 기자님들과의 관계에 신경 쓰는 것도 있지만, 그 전에 위험상황에 대비해서 관계를 쌓는다. 호텔의 위기상황 발생 시 최대한 도움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다양_ 이건 우리나라 언론미디어와 홍보의 전반적인 시스템이다. 호텔 내부에서도 소수인 홍보 담당자의 업무를 이해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