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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 to Hotel] 보이지 않는 여행비서, 컨시어지(Concierge)
김다영  |  hotelavia@hotelav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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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1  13: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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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시어지는 유독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호텔 서비스 중 하나다. 컨시어지의 사전적인 정의는 ‘안내원’이라는 뜻이지만, 호텔에서는 단순히 안내원이 아니라 마치 만능 해결사와도 가까운 역할이다. 프런트 데스크가 체크인과 체크아웃과 같은 객실 관리를 담당한다면, 컨시어지는 고객의 여행 전체를 돌보아주기 위한 별도의 인력이다. 전통적인 환대산업인 호텔에서, 컨시어지는 상징과도 같은 서비스다. 만약 지금 묵고 있는 호텔에서 보살핌(care)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당신의 호텔 컨시어지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Ovolo 1888 Darling Harbour
시드니의 달링하버 근처에 오픈한 아름다운 부티크 호텔, 오볼로 1888 호텔에 체크인했을 때의 일이다. 멜버른에서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로 오느라 온 하루를 ‘이동’에 다 소모했더니, 호텔에 도착했을 때 많이 지쳐 있었다. 그날 제대로 챙겨 먹은 끼니가 호텔에서 먹은 조식 이후로 없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직원이 그런 내 표정을 읽었는지, 다른 질문을 하고 있는데 “저녁시간이 다 되었는데, 혹시 배는 안 고프세요?”라며 조심스레 질문을 건넨다. “음, 혹시 일식을 좋아하시면, 제가 거의 매일 가는 식당이 바로 근처에 있어요. 초밥이 참 맛있답니다”라며 지도에 표시를 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건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었는데 말이다.

그녀의 배려와 센스 덕분에, 현지인으로 빈자리가 없는 인기 초밥집의 롤을 포장해오는 데 성공했다. 또한 그녀가 귀띔해 준 호텔 옆 아시안 마켓에서, 2주간의 긴 여행으로 지친 내 입맛을 달래줄 한국 라면과 맥주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호주 여행을 해본 이들은 잘 알겠지만, 호주에서는 허가 받은 주류 상점이 아니면 어디서도 술을 팔지 않는다. 덕분에 호주 남부에서 생산된 로컬 맥주와 맛있는 초밥으로, 푸짐하게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24시간 내 여행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이들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호텔 1층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그들은 언제나 내 여행에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Langham Place New York
뉴욕 5번가에 있는 랭햄 플레이스 호텔에 체크인한 다음 날 아침, 로비에 있는 컨시어지로 향했다. 처음으로 브루클린에 가려는데, 초행길이다 보니 구글맵으로 파악한 경로가 맞는지 직원에게 묻기 위해서였다. 첫날 체크인할 때는 만나지 못했던 한국인 매니저를 만날 수 있었다. 뉴욕에 있는 수많은 호텔 중 랭햄 플레이스에서 한국인 직원과 만난 것도 참으로 신기한 인연이다. 그녀의 도움으로 자세한 교통편과 함께 뉴욕 대중교통의 전반적인 이용법을 상세히 안내받을 수 있었다. 모바일 지도가 있으니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는 내게, 기어이 지도와 주소 여러 장을 프린트해서 들려준 그들의 배려 덕분에 호텔 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특히 랭햄 플레이스에서 머물던 날은 무려 1달간의 미국 여행을 하고 난 마지막 3일이어서, 심리적이나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을 때였다. 그런 내 표정이 언뜻 보였는지, 그녀는 호텔 옆 한인 타운에서 자신이 자주 간다는 한식집 몇 군데를 추천해 주었다. 덕분에 스마트폰 지도에 찍어둔 수 백 곳의 뉴욕 맛집 리스트는 모두 버리고, 따뜻한 쌀밥과 김치찌개 한 그릇에 금세 원기를 되찾았다. 뉴욕까지 와서 한식으로 저녁을 먹었다지만, 그리 아쉽지만은 않다. 내일 아침이면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호텔 1층의 레스토랑에서, 멋진 조식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에 이렇듯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호텔은, 다음 여행에서도 다시 투숙을 고려하게 된다.

 

 

   
   
   
 

Conrad Centennial Singapore
모바일 컨시어지를 처음 만난 곳은 콘래드 싱가포르 센테니얼 호텔이다. 콘래드 공식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힐튼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미리 셀프 체크인을 하고 호텔에 도착하면, 프런트에 준비된 호텔 키를 가지고 곧장 객실로 갈 수 있다. 미리 체크인을 하면서 욕실 어메니티도 무료로 2종 이상 신청할 수 있고, 고를 수 있는 베개 종류만 해도 무려 15가지 옵션이 있다. 1년 후, 방콕의 콘래드 호텔에서 이 모바일 컨시어지를 다시 사용해 보았다. 이번에는 행사 참석을 위한 짧은 출장이어서 편의성이 중요한 투숙이었다. 늦은 밤 방콕에 도착했음에도, 전날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해 두었더니 프런트 데스크에는 이미 내가 직접 고른 객실의 카드 키가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서류에 사인을 할 필요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호텔을 예약하면서 직접 층(Floor)과 객실 위치를 고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고른 콘래드 방콕의 객실은 코너에 위치한 객실로, 일반적으로 같은 가격이라면 코너 룸이 약간 더 넓거나 잉여 공간이 있어서인데 역시 예상이 맞았다. 코너이기 때문에 생기는 특유의 공간이 있는데, 짐가방을 여유 있게 놓고 정리할 수 있는 작은 드레스룸이 설치되어 있어 편리했다. 욕실에는 온라인 체크인으로 신청했던 추가 욕실용품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줄을 서 있다. 5개의 코스메틱 브랜드 중에 직접 선택할 수 있는데, 내가 고른 건 상하이탕과 비건(Vegan) 헤어용품으로 알려진 타라 스미스(Tara Smith)다. 새삼 모바일 컨시어지의 편리함을 느끼며, 여행의 피로를 씻어낸다.

 

컨시어지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그 역할과 범위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몰디브의 고급 리조트인 소네바 푸쉬에서는 고객들이 휴양 중에 독서를 많이 한다는 점에 착안해 호텔 내에 서점을 만들고 독서 관련 컨시어지 인력을 공개 채용했다. 그들은 투숙객과 상담하면서 개인에게 맞는 책을 추천해 준다고 한다. 일본의 호시노 리조트는 호텔리어가 직접 주변 여행을 가이딩해주는 시티 호텔 브랜드를 만들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론칭한 ‘오모(OMO)’호텔로, 오모레인저라는 지역 가이드와 함께 하는 여행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대만의 앰버서더 호텔 그룹에서 만든 도심 호텔 브랜드 ‘암바(amba)’ 역시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해 한국인 자유여행자를 위한 호텔 주변 투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앞으로 태어날 새로운 호텔에서는 어떤 형태의 컨시어지가 생겨날까? 앞으로는 전통적인 호텔의 역할에서 벗어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컨시어지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또한 틀에 박히지 않은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컨시어지가, 호텔의 차별화와 경쟁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여행자의 니즈에 맞추어 진화할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다영
호텔 칼럼니스트, 여행 강사
블로그 ‘nonie의 로망여행가방’ 운영자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여행블로그: nonie.tistory.com
인스타그램: @non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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