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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Lounge] 쉐라톤 미야코 호텔 도쿄 Sheraton Miyako Hotel Tokyo화려하지 않은, 그러나 여운 가득한 곳
이석민  |  kradle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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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9  06: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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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호텔에 머물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라면 SPG에 속한 쉐라톤이라는 점과 하네다 공항에서 신주쿠나 시부야로 진입하는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었다. 이 호텔만의 매력이 워낙에 많이 알려졌다기 보다는 브랜드와 위치가 선택에 영향을 주었던 케이스. 쉐라톤이라는 이름만 보고 찾았다가 중간에 쓰인 미야코 브랜드를 나중에서야 발견했다. 그제야 일본에 자리 잡은 미야코 호텔&리조트도 알게 되었고 쉐라톤과 미야코 브랜드가 합쳐진 곳이라는 것을 도착하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호텔에서 다른 일본의 로컬 호텔과 같은 느낌을 받았던 이유가 아마 미야코 브랜드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쉐라톤, 미야코 두 브랜드의 장점이 잘 섞이고 서로 스며든 호텔이 아니었을까.

쉐라톤 미야코 도쿄는 미나토 구에 자리 잡고 있는데 나로서는 처음 찾는 곳이었다. 주변에 특별한 관광지가 있다기보다는 조용한 지역의 느낌. 지금도 여유 있고 조용했다는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있다. 대로변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시선이 탁 트이면서 옆으로 펼쳐지는 쉐라톤 미야코 도쿄. 호텔 입구 앞 정차 공간이 넓다보니 호텔을 조금 멀찌감치 두고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 덕분에 심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공간적인 여유로움이 호텔 투숙의 시작부터 느껴졌던 기억이다.

   
   
   
 

호텔 로비는 차분함 그 자체였다. 개방감 넘치는 로비의 모습도 아니고 왠지 모를 차분함으로 가득한 그런 분위기다.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라운지, 그리고 그 뒤 유리창으로 어렴풋하게 우거진 나무들의 모습이 보인다. 처음부터 눈에 띄는 포인트라면 라운지나 호텔 곳곳에 나무와 식물들로 장식되었다는 점. 안으로 더 들어가면 체크인 카운터가 보이고 그 정면으로 넓게 펼쳐진 창문으로 아까 어렴풋하게 봤었던 나무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외부에서 호텔을 바라보면 이런 작은 숲이 숨어있을 줄은 아마 몰랐을 텐데 호텔에 들어서고 나서야 비로소 알아차리게 된다. 지하 정원 같다고나 할까, 그냥 쉐라톤이라면 쉽사리 떠올리기 어려웠을 컨셉인데 미야코라는 로컬 브랜드가 함께한 덕분에 일본식 정원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않았나 싶다. 호텔을 찾는 사람뿐만 아니라 호텔리어까지 모두 여유가 있고 정취를 느끼는 듯 했다. 공간에서 자연이 주는 편안함이 이런거구나 싶었던 순간이다.

   
   
 

여유롭게 체크인을 끝내고 객실로 향했다. 사실상 중앙의 나무숲을 뺀다면 허전한 호텔이 되기 십상이었다. 아니 익숙한 쉐라톤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말하는 게 맞겠다. 하드웨어 측면으로 꽤나 세월이 흐른 듯한 모습들, 한국에서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지적받을게 뻔해 보였는데 쉐라톤 미야코 도쿄에서는 그 오랜 모습들이 나무들과 어울려 묘한 빈티지를 만드는 듯 했고 그 묘한 분위기가 이 곳만의 독특한 멋으로 승화되고 있었다. 객실도 마찬가지였다. 예상대로 차분한 분위기의 연장선이었다. 객실에 들어서면 좌우에 수납공간과 화장실이 슬라이딩 도어로 구분되어 있고 도어나 화장실 내부 타일이나 욕조 등에서 오랜 흔적들이 느껴졌다. 입구를 지나 침실로 들어서면 흐름은 비슷했는데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컬러나 디자인이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에 180도 바뀌었다. 로비를 지나치면서도 내가 호텔을 찾았다는 느낌뿐이었지만 침실에 들어오니 내가 호텔이 아닌 숲속에서 머물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침대나 데스크를 먼저 들여다 보는 게 아니라 바로 화분을 살피고 창가로 향했다. 로비에 숨은 정원뿐만 아니라 나는 큰 숲 속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호텔의 방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었다. 창문에 서서 주변을 내려다보니 내가 왜 호텔을 찾아오면서 여유로움을 안고 왔는지, 왜 정원과 숲 속에 온 듯 착각했는지 알 수 있었다. 유독 도쿄에서도 참 조용하다고 느꼈던 기억. 객실에 들어서서도 주변에 소음이라고 느껴질 만한 게 없었다. 너무나 평화로운 그 정취를 하염없이 내려다보다가 이윽고 방 주변을 돌아보니 다시 놀랄만한 빈티지가 이어졌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큼직한 CD 플레이어와 함께 그 위에 놓인 Hotel Miyako 라고 쓰여진 모서리가 빛바랜 CD 한 장. 보는 순간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지 상관없었다. 고즈넉한 정취 가득한 공간에 이런 오랜 음악이라니. 빈티지가 얼마나 고급스러운지 나에게 세월의 힘으로 알려주는 듯 했다. 주저하지 않고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다시 호텔의 숲을 내려다보았다. 발 끝에서부터 머리까지 느껴지는 상쾌함이랄까, 어떤 휴식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냥 늘어져야 제대로 쉬는 것이라고 착각했던 나에게 보고 듣는 여유에서 느껴지는 휴식이 어떤 것인지, 꼭 비싼 것으로 꾸며 놓아야지만 극에 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미 쉐라톤 미야코 도쿄의 흐름에 넘어가 버린 나로서는 가구가 낡고 소파의 모서리가 닳아 없어졌어도 상관이 없었다. 방에 놓인 화분과 창가에 펼쳐지는 숲,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미야코 음악으로 이미 호텔에 푹 빠져 버린 이후라서 모든 게 오랜 연인의 품과 같았다. 지금에서야 겨우 정신 차려서 사진을 뒤져보며 이 호텔의 아쉬움을 겨우 찾아내 본다면 역시나 조금은 오랜 느낌의 소재나 흔적들뿐, 더 이상 아쉬움이랄 것을 찾을게 없었다.

   
 

쉐라톤 미야코 도쿄는 묘한 공간이었다. 외관에서부터 자극적이지 않았고 압도적이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안에 들어서고 나서도 자연 속에 숨 쉬는 기분은 로비를 거치고 침실에 들어서야 알아챌 수 있다. 가장 큰 압권은 역시 큰 숲을 호텔 속에 숨겨 놓았다는 것. 그 자연 속에서 호텔의 모든 것들이 낡고 바래지는 게 아니라 하나같이 고급스러워지고 우아해지고 있었다. 분명 이 호텔은 지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을 것 같은데 그 고급스러운 빈티지에 내 취향이 물들고 젖어들고 있었다. 아마도 이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으니 이 작은 숲에도 붉은 단풍 물결이 시작되겠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찾을 수 있다면 이번에는 꼭 커피 한 잔을 공간과 음악에 더하고 싶다.

 

 

   
 

이석민(Seokmin Lee)
블로그 KRADLE GUIDE (http://KRADLE.NET) 운영자
호텔과 여행을 사랑하는 의사, 재활의학과 전문의
kradle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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