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bby

PROLOGUE

태국 속의 방콕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곳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오래된 도시거리의 모습과 함께 현대적인 건물들이 같이 어우러져 있는 주로를 지나면 메리어트 마르퀴스(Marriott Marquis)를 만날 수 있다. 마르퀴스는 메리어트 인터네셔널의 하나의 브랜드라기보다는 확장 브랜드라고 한다. 이러한 확장 브랜드 중에 특히 마르퀴스는 전시, 컨벤션과 같은 호텔의 성격을 강화하고 싶다면 생각해 볼 만한 브랜드인 듯하다. 따라서 이 브랜드는 컨퍼런스나 대규모 미팅을 위한 이벤트 시설이 구비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최소 5000㎡ 이상의 이벤트 공간, 1000여 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하며, 도심의 진입부 Gateway에 위치하며 잠재적으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역사적 혹은 프로젝트 그 자체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8번째로 생긴 메리어트 마르퀴스 퀸즈 파크 방콕은 그 규모가 대단하긴 하다. 현재 방콕 메리어트 마르퀴스의 부지는 원래 오래된 호텔 건물이 있던 건물을 재건축형태로 대 수선을 하면서 메리어트 인터네셔널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호텔 콘셉트는 과거의 건물과 새로운 건물의 조화를 모태로 하는 “Preserving the Past, Enriching the Future”로 말 그대로 풀이를 해보면 과거를 품고, 풍요로운 미래를 지향함을 내포하고 있다. 파사드에서부터 보이는 태국의 전통 패턴을 모티브로 한 스크린들은 들어오면서 이미 태국에 대한 문화적인 향취를 풍긴다. 정문을 통과해서 들어오면 정면의 컨시어지 데스크가 있는 뒷 벽면이 태국 의상 디테일을 예술 장식의 디자인으로 발전시킨 형태로, 현대적인 디자인의 현재와 과거의 요소들이 곳곳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통적인 태국의 문화적 요소는 현지 실크와 면직물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직원들의 유니폼에서 객실과 공공장소에 나타나는 각종 어메니티들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모티브를 사용해서 디자인함으로써 호텔 곳곳에서 태국의 정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 LOBBY & LOBBY LOUNGE

LOBBY & LOBBY LOUNGE

태국 전통 의상에 나타나는 전통 패턴인 Kluaycheng 패턴은 그 착용이나 패턴에 따라 각기 다른 계층 간의 차이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Kluaycheng 패턴이 없는 것은 일반 계층을, 1~3개의 줄무늬 등은 군주나 왕족을 나타내는 패턴이기도 하다. 이러한 패턴은 로비를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곳곳에 디자인적 요소로 잘 표현되어 로컬의 이미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로비의 중심을 받치고 있는 거대한 나무 기둥을 둘러싼 유리파티션과 다른 현대적인 디자인은 한 공간 안에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콘셉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곳곳의 태국 전통이나 지역적인 요소들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승화된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여행지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훤히 높은 천정고를 가진 로비라운지 공간을 지나면 안쪽에 개별 손님들을 맞이하는 리셉션 공간이 있다. 리셉션 카운터의 디자인 또한 옛 태국의 배를 모티브로 해서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 SIAM TEA ROOM

SIAM TEA ROOM

로비 라운지의 다른 한 켠에는 건물 안의 또 다른 작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베이커리와 타이음식을 제공하는 작은 식음 공간으로 커피 & 티룸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태국식 건축물 입구를 들어서면 다른 모습의 베이커리가 컨템포러리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게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공간의 전체적인 느낌은 현대적인 아웃라인에 지역의 전통적인 요소들이 디테일로 곳곳에 숨겨져 있어서, 공간을 둘러보는 동안 이것저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볼 수 가 있다. 특히, 바닥 타일의 패턴이나 벽면 선반에 전시되어 있는 로컬 아티스트들의 예술 장식 소품들은 공간 안의 다른 문화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 CHINESE RESTAURANT - PAGODA

CHINESE RESTAURANT - PAGODA

1층의 티룸이 건물 속의 작은 건물이었다며, 4층 공간에도 또 다른 코트야드가 있는 중국 전통의 건물이 하나 들어와 있다. 중국적인 패턴과 구조를 모티브로 둘러싸인 건축물의 구조 속에 배치된 좌석들은 마치 코트야드, 중정에서 식사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한쪽에 연결되어 있는 문을 지나면 소규모 연회나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 또한 컨벤션이나 미팅룸의 기능을 잠재적으로 내포하여 그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 ALL DAY DINING RESTAURANT - GOJI

ALL DAY DINING CHINESE RESTAURANT - GOJI KITHEN + BAR

1층에 위치한 고지(GOJI) 레스토랑은 조식, 점심, 저녁을 제공하는 전일 식당의 뷔페 레스토랑이다. 신선한 재료들에 대한 재료의 디스플레이방식이나 요리 방식 등으로 건강식에 대한 푸드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타임이나 손님이 적을 경우를 대비해 공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공간구성이 별도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 또한 필요에 따라 별도 그룹의 식사 공간 혹은 작은 소규모 행사를 식사와 함께 할 수 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 THAI CHITLADA GRAND BALLROOM

▲ THAI BOROMPHIMARN

GRAND BALLROOM & MEETING ROOMS

고해상도의 대형 LED 스크린을 둔 그랜드 볼룸은 다양한 형태의 대형 행사를 치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어 하이엔드급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색채의 대비를 통한 공간의 풍부함을 강조하였고, 태국 특유의 텍스타일의 패턴 혹은 재질을 사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외에도 로비층에 DRAWING ROOM을 별도로 구성하여 소규모 개인 행사나 미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 POOL HOUSE COCKTAIL

POOL HOUSE

컨벤션과 미팅룸의 기능에 포커스를 둔 브랜드인 만큼 다양한 형태의 미팅룸과 공간들이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작은 외부 수영장을 주변으로 다양한 미팅룸이나 이벤트 공간들이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룸을 별도로 혹은 다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공간 구성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저녁 시간에는 드라마틱한 조명들과 함께 풀사이드 칵테일 이벤트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특히, 프라이빗 파티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공간이라고 한다.

▲ M CLUB LOUNGE

M CLUB LOUNGE

건물의 27층에 위치한 클럽 라운지는 주변의 좋은 전망을 감상하면서 편안한 느낌으로 마치 집에서와 같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상쾌한 아침 혹은 선선한 날씨의 저녁은 외부 테라스에서 주변 전망을 보며 식사를 해볼 만도 하다. 저녁 시간에는 Happy Hour cocktail이 제공되며 5:30-7:30 사이는 칵테일 종류 외에 간단한 스낵류의 Hot dish도 제공되며, 이후 7:30-9:30는 디저트류가 제공됨으로써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텍스타일이 발달되어 있는 태국의 문화를 그대로 이 라운지에도 디자인 콘셉트로 반영이 되어 있다. 특히, 귀족이나 왕족들이 주로 의복에 사용하던 텍스타일로 금색, 은색의 실을 엮어 만드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귀한 텍스타일 제품이었던 Pak Yok은 라운지 디자인을 한껏 더 업그레이드 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유니폼에도 적용되어 한층 더 디자인적인 풍부함을 더해준다.

▲ GUESTROOM BEDROOM     ▲ M SUITE

GUESTROOM

전체적인 디자인은 모던하고 색채 대비가 강한 하이엔드 럭셔리룸이다. 곳곳에 배치된 디스플레이 소품들은 또 한번 전통성을 떠올리며, 작은 보석함을 열면 소소하게 준비되어 있는 간식거리에 먼저 미소가 살짝 지어진다. 복잡하지 않은 바탕에 태국을 상징하는 듯한 은은한 벽지 패턴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KINNAREE(키나리), 반은 인간의 형상을 반은 천사의 모습을 한 전설 속의 키나리는 신화 속에서 춤과 노래, 시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성취의 상징이다. 키나리의 존재로 들어오는 이들에게 또 다른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고 한다. 또한 키나리가 입고 있는 의상은 태국 전통의상의 일부로 객실의 곳곳에 전통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다른 한쪽 벽면 벽지에 인쇄된 태국의 옛 시조는 밤하늘의 별을 헤며 여유를 느껴보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다.

▲ ONE BEDROOM EXECUTIVE SUITE BEDROOM     ▲ ONE BEDROOM EXECUTIVE SUITE BATHROOM

마르퀴스 브랜드에 있어,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각 Property마다 특유의 어메니티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방콕 메리어트 마르퀴스의 경우는 스리랑카에서 직접 공수해온 그들만의 티가 있는데, 이는 Silver Jubilee Gourmet라는 이름으로 이 방콕 메리어트 마르퀴스를 위해 특별히 개발한 티라고 한다.

EPILOGUE

숙식이 호텔의 주요 비즈니스이며, MICE 기능은 단지 호텔을 구성하는 부가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확실히 깨뜨려준 브랜드이며 호텔이 아닌가 싶다. 확장 브랜드 이긴 하지만, 브랜드 자체가 MICE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그 간의 일반호텔에서 객실에 치중을 많이 하고 있는 것만 봐왔던 본인으로서는 무척이나 그 접근방법이 신선해 보였다. 대형 행사를 위해 충분한 객실의 구성은 물론, 대부분의 시설이 컨퍼런스, 미팅과 같은 MICE에 집중이 되어 일반 미팅 공간뿐만 아니라, 식음공간까지도 각각의 시설들이 이벤트 행사와 운영과 관련해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호텔들이 들어와서 MICE 산업에 일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호텔, 차별화된 호텔이라는 것이 요새 흔히 말하는 라이프스타일, 밀레니얼들을 위한 운영 콘셉트들에 대해 많이 회자가 되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트렌드 외에 이러한 비즈니스적인 운영에 대한 차별화 또한 새로운 시도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각종 다양한 분야에 집중해 있는 다양한 호텔 형태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기대해 본다.

린다 리 Linda Lee
HIRSCH BEDNER ASSOCIATES
Associate, 한국지사장
Linda.HeejungLee@hba.com
beyond.sepla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