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 50곳을 발표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2017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는 최근 국내 바 문화가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호텔 바 및 라운지 바를 비롯하여 싱글몰트 위스키와 칵테일 바 등을 대상으로 국내 최고의 바를 선정해 발표하는 자리였다.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바는 청담동 앨리스 바, 최고의 바텐더 역시 앨리스의 김용주 바텐더가 선정되었다. 탑 10 안에 들어간 바 중 호텔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찰스 H.’, 그리고 50위 안에 들어간 호텔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더 그리핀’이다.
 

▲ 찰스 H. _포시즌스 호텔 서울

호텔 최고 바의 자존심_ 찰스 H.
뉴욕 금주법시대를 콘셉트로 192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스피크이지 바, ‘찰스 H.’. 그래서인지 호텔 어디에서도 위치를 안내하는 간판을 찾을 수 없다. 지하 1층 숨겨진 벽의 문을 열고 들어서야 화려한 인테리어로 감싸진 찰스 H. 에 입성할 수 있다.
찰스 H.는 미국 작가 찰스 H. 베이커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그가 남긴 책 ‘더 젠틀맨스 컴패니언(The Gentleman's Companion)’에 기록된 뉴욕, 상하이, 쿠바 등 세계 각국에서 경험한 칵테일을 재해석하거나 세련된 조합으로 선보이는 것이 찰스 H.의 매력이다.
찰스 H.는 6월부터 ‘홍콩 1932’ 메뉴를 추가하여, 새로운 칵테일 다섯 가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새로 부임한 헤드 바텐더 로렌조 안티노리가 국내 처음 선보이는 신규 메뉴다.
이번 2017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 TOP10 안에 든 찰스 H.는 가 지난 4월 발표한 ‘아시아 베스트 바 50 2016’ 중 24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8월 발표한 ‘월드 베스트 바 100’ 중 52위를 차지하며 전세계 유명 바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칵테일 ‘매직 트리’

호텔 바는 좀 더 과감하게, 클래식한 이미지를 벗어야
로렌조 안티노리_ 찰스 H. 헤드 바텐더

코리아 베스트 바에 뽑힌 것을 축하한다. 감회가 어떤지
코리아 베스트 바와 같은 행사를 통해 바 신(Bar Scene)이 발전하는 데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 런던 출신이라 이런 노력들이 소비자가 업계를 이해하고 새로운 부분들을 알아가는 데 유익할 뿐 아니라, 보다 밀접한 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운영하고 있는 바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찰스H.는 모던하고도 진취적인 바 프로그램과 고객들과 소통하는 훌륭한 호스피탈리티로, 어떤 곳보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바라고 생각한다.

▲ 로렌조 안티노리 헤드 바텐더

최근 국내 바 문화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현재는 칵테일 프리젠테이션이 굉장히 트렌드다. 이런 트렌드가 꼭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칵테일의 모양이나 보기 좋은 퍼포먼스가 바 프로그램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호텔 바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과감하게, 클래식한 이미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코리아 베스트 바 순위에 호텔 바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는 호텔 바들은 엄선된 소수의 고객만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호텔 바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모든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신 바 신의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된 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찰스H.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칵테일의 특징은
새로 추가된 홍콩 1932' 메뉴는 찰스 H. 베이커가 1932년 크루즈 여행 중 홍콩을 방문했을 때의 기록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메뉴 중 칵테일 ‘로지 다운(ROSY DAWN)’은 1932년 찰스 H. 베이커가 크루즈 여행 중 만난 여성 폴린 폴센과 홍콩 빅토리아 피크 근처 빌라에서 결혼할 때 즐긴 칵테일을 재해석한 것이다. 런던 드라이진에 유자와 오미자, 샴페인 액시드(Acid)를 넣어 로맨틱한 핑크빛을 띈다. 한편, 영국 식민지 시절 무역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참향 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매직 트리(MAGIC TREE)’, 영국의 영향으로 처음 홍콩 웰링턴 거리에 생겼던 유명한 밀크티 가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웰링턴 티 펀치 스위즐(WELLINGTON TEA PUNCH)’ 등 1930년대 홍콩의 분위기를 반영해 개발했다.

향후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 번째 목표는 국내 바 신이 성장하는데 이바지하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비밀로 하겠다.

▲ 더 그리핀 _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인_ 더 그리핀
짙은 고동색 가구. 라이브 재즈와 폴댄스, 시가. 흥인지문이 보이는 야외 테라스. 바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 모두 담긴 ‘더 그리핀’은 호텔 11층에 위치해 있다.
최근 코리아 컵 우승자인 레오 바텐더가 야심차게 시그니처 칵테일 서울 셀렉션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얻고 있다. 서울 셀렉션은 동대문, 광화문, 서울 N타워, 경복궁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시그니처 메뉴로 한국의 전통주를 베이스가 된 칵테일로 더 그리핀에서만 만나 볼 수 있다. 더 그리핀 의 빈티지한 분위기와 함께 흥인지문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서울을 상징하는 화려한 비주얼의 칵테일이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밤을 만들어 준다.

▲ 서울 셀렉션

국내 바는 비주류 산업, 바 문화의 대중화 중요
이민규_ 더 그리핀 팀장

코리아 베스트 바에 뽑힌 것을 축하한다. 감회가 어떤지
이제, 드디어, 한국의 주목받는 바로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선에 선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운영하고 있는 바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월드클래스, 코리안컵 등 유수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디렉터와 바텐더들이 만드는 칵테일 퀄리티와 더불어 특급 호텔 직원들의 세련된 서비스가 있다. 또한 부가적인 요소로 내부 분위기에 맞게 큐레이팅된 BGM과 라이브 재즈, 폴 댄스 등 즐거운 엔터테인먼트가 제공된다. 여기에 국내 최고급 컨디셔너에서 보관되는 시가와 프라이빗한 모임이 가능한 4개의 별실 등이 있어 고객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공간이다.

▲ 이민규 팀장

최근 국내 바 문화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현재 바 트렌드는 바텐더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한 잔의 예술, 크래프트 칵테일이 중심에 있다. 더 그리핀에는 서울 셀렉션으로 서정현 바텐더의 창의성과 서울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칵테일로 표현한 네 가지 칵테일 이 있다. 또한 5월중 리뉴얼하는 메뉴를 통해 세이보리, 페이스트리 키친 칵테일 등 이야기가 있는 카테고리로 나눠 스토리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번 코리아 베스트 바 순위에 호텔 바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많은 유능한 바텐더들이 호텔 밖으로 나와 그들의 바를 시작한다. 거기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부분이다. 호텔 바는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된다고 본다. 호텔 바 만의 안정적 운영과 지원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활용한다면 호텔 바도 주목받을 것이다.

더 그리핀에서 반드시 즐겨야할 것은
날씨가 점점 더워지며, 루프톱 바를 찾는 고객들이 많이 늘고 있다. 더 그리핀의 야외 테라스는 서울 시내의 불빛이 파노라마로 수놓아진 동대문의 환상적인 뷰를 보며 도심 속에서 작은 일탈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향후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가깝게는 더 그리핀의 발전. 재정적으로나 바 업계에서의 주목 등 이뤄야할 것들이 많다. 멀게는 바 문화의 대중화다. 아직까지 바는 대한민국에서 지극히 비주류 산업이다. 많은 분들이 문턱이 높게만 생각하고 부담스러워한다. 그 문턱을 낮추고 부담을 없애주고 편히 만드는 역할이 바로 바텐더의 일이다. 지금도 매일 저녁 이뤄지는 그 노력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